최근 일본은 해저탐사를 이유로 우리 영토인 독도를 또다시 도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독도 바다 밑에 있는 우리 땅들에 온통 일본지명이 붙여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봄만 되면 사쿠라(벚꽃) 축제로 전국이 들썩인다. 이젠 사쿠라 축제 시작이 한반도의 봄을 알린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한반도는 사쿠라 강산으로 변해가고 있다. 벚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강토에 있어왔지만 우리 조상은 벚꽃놀이를 즐기진 않았다. 벚나무는 화살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될 정도였다.
쳐다보지도 않았던 벚꽃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 우리 강토를 침탈한 일제강점기부터다. 남의 나라 왕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온 나라를 벚나무를 심어 우리 정신을 말살하려 했으니 벚꽃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일본의 문화식민지 전략이었던 것이다.
한편 오천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나라꽃 무궁화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최악의 수난을 겪게 된다. 무궁화가 우리 민족정기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광복 구국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르자 일본은 수많은 무궁화를 모두 뽑아버리고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나라꽃인 벚꽃을 심었다.
그것도 모자라 일본은 ‘무궁화를 보면 눈에 핏발이 서 죽는다’, ‘무궁화를 만지면 부스럼 병이 생긴다’, ‘무궁화는 벌레가 많고 더러운 꽃이다’라는 등 무궁화를 우리 민족과 멀어지게 하려고 온갖 부정적 이미지를 무궁화에 덧씌웠다. 심지어 어린 학생들에게 ‘무궁화를 보면 침을 뱉어라’고 까지 가르쳤다. 이렇듯 민족의 이름으로 수난을 겪은 꽃은 전 세계에서 우리 무궁화가 유일하다고 한다.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시작이래 함께 해 온 민족의 꽃이다. 고조선시대 단군은 신전에 무궁화를 심어 신성하게 여겼으며, 신라와 고려는 스스로를 근화향(槿花鄕ㆍ무궁화 나라)으로 칭하기도 하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합격한 사람에게 어사화로 무궁화를 하사하여
관모(官帽)에 꽃게 하였다. 이렇듯 무궁화는 존귀한 꽃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꽃이다.
사쿠라 축제는 단순한 꽃축제로 간과하기엔 이젠 도가 넘어섰다. 이대로 두다간 ‘삼천리 무궁화 강산’이 아니라 ‘삼천리 사쿠라 강산’이 될 지경이다.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다’ , ‘꽃을 꽃으로 봐야지 왜 정치적 해석을 하는가’라는 등 사쿠라 축제를 정당화하는 의견도 있다. 또 ‘이참에 벚꽃을 우리 것 화 시키자’는 섬뜩한 제안도 나오고 있다.
오랜 기간 민족의 사랑을 받아오던 꽃이 한 시점에서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게 되고, 또 같은 시점에 우리 강토를 침탈한 나라의 꽃이 들어와 오늘날 꽃 축제로 이어지는 것은 한낱 꽃의 문제로 여길 수는 없다.
국가 간의 영토 경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그에 못지않게 ‘문화영토’가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 영해 밑에 있는 땅들이 온통 일본식 이름이 붙여진다면 어느 먼 훗날 일본은 이를 자기네 땅, 바다라 주장할 것이다.
무궁화 삼천리강산! 우리가 지켜야 한다.
김영만 한국고유문화콘텐츠진흥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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