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후보의 승인은 역시 대중적 인기였다. 시간과 조직의 부재도 대중성 있는 오 후보를 가로막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대의원(20%) 당원(30%) 등 당심(黨心)과 시민참여선거인단(30%) 여론조사(20%) 등 일반시민의 뜻을 절반씩 반영해 뽑았다.
오 후보는 일반시민의 지지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문제는 투표율이었다. 평일 오후 시민 참여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엔 당원 대의원 등 조직표가 당선자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이날 투표율은 의외였다. 시민 경선단은 3,549명 가운데 1,020명이 참여, 투표율 28.7%를 기록했다. 당원과 대의원은 5,903명의 선거인단 중 2,819명이 참여, 투표율 47.8%였다. 당초 다른 지역처럼 10%도 안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반시민들의 투표율은 높았고, 60~70%에 달할 것으로 봤던 당원과 대의원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선전이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일반시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진 게 시민참여 경선단의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투표율이 알려지자 경선장은 술렁댔고 맹형규, 홍준표 후보 진영은 긴장했다. 결국 오랜 기간 조직을 다져온 맹 후보지만 현장 투표에서 1,443표를 얻는데 그쳤고 1,343표의 오 후보에 불과 100표 밖에 앞서지 못했다.
시민 경선단의 참여가 높았던 데다 경선장을 찾은 당원ㆍ대의원들의 상당수도 오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의원ㆍ당원들도 본선 경쟁력을 우선시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80%의 비율을 갖는 현장 투표에서 맹 후보가 오 후보와의 표차를 크게 벌이지 못한 상황에서 남은 것은 오 후보가 우위를 갖는 여론조사. 이어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예상대로 오 후보의 압도적 우위였다. 오 후보는 65%의 지지도로 환산득표수 624표를 얻었고, 맹 후보는 17%의 지지로 163표밖에 얻지 못했다.
결국 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만 맹 후보에 461표를 앞서 현장 투표에서 뒤진 100표를 넉넉하게 만회하면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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