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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EZ 갈등' 외교교섭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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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EZ 갈등' 외교교섭 주목한다

입력
2006.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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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인근 수역에 대한 일본의 수로측량 계획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일 양국의 신경전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양국 외교 당국이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고 일본의 측량선 출항이 보류됐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서울을 방문, 본격적 외교협상도 시작됐다.

우리는 양측이 무모한 대결을 피하고, 외교적 해결 방향을 모색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마찰과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외교의 기본이고, 애초에 이번 갈등이 외교보다 정치가 앞섬으로써 증폭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이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통한 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 감정적 대결 흐름 속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지만, 양국의 상호의존 관계와 실질적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동북아 정세가 복잡하고 미묘한 시기인 만큼 작은 갈등이라도 심각한 사태로 번지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한미일 3국의 상호의존성을 드러냈다. 미국이라는 공통분모를 결여할 때 한일관계가 얼마나 불안정할 수 있는지가 확인돼 한미동맹 강화의 필요성이 부각된 한편 미국의 중개노력에서 보듯 한일 간의 갈등이 미국에도 커다란 부담이 된다는 점 또한 분명해졌다.

그럴수록 외교는 살얼음을 밟듯 해야지, 큰 칼 휘두르듯 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서로 속마음을 의심 받고 있는 양국 정치 지도자의 신중한 언행이 요구된다. 그들의 언행은 국민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외교 당국의 노력에 걸림돌이 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한다.

정부는 일본과의 본격적 협상에 앞서 유엔 해양법협약 상의 강제적 분쟁 해결절차를 거부하는 배제 선언도 해 두었다. 시기적 적절성과 국제적 이미지 측면에서 논란이 있지만 만일의 일방적 피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점에서 국민을 안심시킬 만하다. 일본의 속마음을 굳이 따질 필요도 없이, 우리는 나름대로의 대비책만 다듬으면 된다. 우선은 쉽게 끝나지 않을 협상을 차분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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