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현 수준(두바이유 도입기준 배럴당 61달러)을 유지한다 해도, 연간 무역수지가 128억 달러나 격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제유가가 22일 배럴당 75달러(WTI^서부 텍사스 중질유)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여서 고유가로 인한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소장 현오석)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근 유가상승의 수출입 영향’ 보고서를 통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3가지로 분석, 2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협은 해외 전문기관들의 전망을 토대로 올해 1~4월 평균 유가 수준(1~3월 평균유가+4월 19일까지의 유가추이를 근거로 국내 두바이유 도입유가를 61달러로 추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란 핵 문제, 나이지리아 정정 불안 등으로 고유가 행진(국내 도입 유가 65달러)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가가 61달러가 되면 수입은 올해 예상액 보다 92억8,000만 달러 늘고, 수출은 국내 제품의 제조원가 상승, 해외수요 위축 등으로 35억2,000만 달러가 줄어 무역수지가 128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더욱이 유가가 65달러가 되면 수입은 122억4,000만 달러로 폭증하는 데 비해 수출은 52억2,000만 달러가 축소돼 무역수지는 무려 174억6,000만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협은 “유가가 전년 평균(50.5 달러)에 비해 14.5달러가 상승한 65달러가 되면 국내제품의 제조원가는 평균 2%가량 올라 수출 경쟁력이 적지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유가가 다시 하락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도입유가 53달러)에도 수입은 당초 예상치보다 25억3,000만 달러 늘지만, 수출은 8억6,000만 달러 감소해 무역수지는 33억9,000만 달러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시적으로라도 원유ㆍ석유 관련 수입관세 인하, 석유 부담금 징수 유예, 석유제품에 대한 세금 인하 등이 필요하다”며 “고유가가 계속되면 단계적인 에너지 절약 비상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협은 특히 “현재 국내시장에 초과 공급되고 있는 외화를 ‘유전개발 펀드’의 확대를 통해 해외 에너지원 확보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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