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인이는 친구들과 뛰어 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열살 짜리 소녀다. 어느 날 온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껴 출근하는 아빠 등에 업혀 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던 엄마 아빠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병명은 관절염의 일종인 ‘소아 류머티즘’. 뼈 마디에 염증이 생기고 굳어져 결국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불치병이다.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방에 드러누운 석인이의 유일한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건강 악화를 염려하는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새 언니의 격려에 힘입어 붓과 씨름 하던 석인이에게 어린이 미술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장애인 작가 고정욱씨가 쓴 ‘누워있는 피카소’는 ‘중증 장애인 화가수녀’로 유명한 작은예수수녀회 원장 윤석인 수녀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꾸며진 동화다. 윤 수녀는 항상 누워 지내는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미술 전시회와 봉사활동 등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도 희망과 꿈을 가진 평범한 이웃임을 느낄 수 있도록 자녀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 윤 수녀는 ‘누워있는 피카소’에 나오는 삽화를 직접 그렸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이 책 수익금의 일부는 장애인을 위해 쓰여진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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