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의 춘계대제가 21일 시작됨에 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참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01년 총리 취임 이후 매년 야스쿠니를 참배를 강행해 온 고이즈미 총리는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재임 중 마지막 참배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이다. 시기는 춘계대제 기간(21~23일)일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정면충돌 일보직전까지 가 있는 현 상황은 이런 분위기를 급변 시켰다. 고이즈미 총리가 이 시기에 참배를 강행할 경우 외교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당 내에 확산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로 선출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와 고이즈미 총리의 첫번째 진검승부라고 할 수 있는 중의원 치바(千葉) 보궐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만약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를 강행한다면 시기는 23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1, 22일 협상차 한국을 방문하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외무성 차관의 일정과 양국간의 협상 결과 등과 연계해 판단한 것이다. 2002년 춘계대제에 참배한 바 있는 고이즈미 총리는 20일 “적절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는 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모두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의 모임’ 소속 의원 96명이 참배했다. 고이즈미 내각의 각료급 인사는 없었지만 각 성청의 정무관 6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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