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서울의 현금 많은 부자 고객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은행들의 프라이빗 뱅킹(PB) 분야가 미래의 예비부자와 지방 예비부자들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PB 고객 가입 가준을 낮춤으로써 최대한 고객을 확보한 뒤 10억원 이상의 자산가인 ‘진짜 PB 고객’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은행별 PB센터의 관리대상 고객 예금자산 기준은 국민은행이 3억원, 하나ㆍ한국씨티은행이 1억원, 우리ㆍSC제일ㆍHSBC은행은 3,000만∼5,000만원 이상을 PB 고객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은행 예치금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총 예금 규모는 2004년 280조원에서 매년 10% 이상 증가세를 보여 2007년에는 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경쟁사들이 기존 점포에 있던 고객 자산가를 PB센터로 끌어오는 방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매년 60∼70% 이상을 신규고객 발굴로 채운다는 계획 아래 예치금 3억원 이상을 보유한 고객을 PB서비스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10억원 이상 예금 고객을 PB서비스 대상으로 삼고 있는 신한은행은 최근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5억원대 예금자를 별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밖에 씨티은행은 10억원 이상 고객을 관리하는 센터를 1개 정도 별도 운영중이며 우리은행도 3억원 이상 자산가를 관리하는 2개의 전문센터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
지방의 PB 영업전도 서서히 달아오르는 추세다. PB센터장들은 지방 부자들의 은행 예치자산 능력을 서울의 50% 이하로 잡고 있지만 떠오르는 시장임을 감안, 가입 자산 기준을 1억원 이하까지 낮춰 잡고 시장을 선점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국민ㆍ우리ㆍ신한ㆍSC제일은행 등이 잇따라 PB센터를 낸데 이어 올해는 국민은행이 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지방 부자 확보 전쟁을 시작했다.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 2,000만원 수준의 예금자를 PB 고객으로 관리하는 은행도 있는 상황이다.
대구에서도 PB센터를 운영중인 국민ㆍHSBCㆍ씨티은행에 이어 25일 신한은행이 코너를 열고 가세했다. 대구은행도 최근 1, 2호점을 동시에 열고 지방은행으로서 PB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부산은행 PB 관계자는 “서울에 비해 지방의 부자들은 자신의 자산내역을 공개하는 데 보수적인 편이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으로 재테크 전략이 복잡해지면서 PB센터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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