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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규/ 손민한 7이닝 무실점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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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규/ 손민한 7이닝 무실점 첫승

입력
2006.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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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속 150㎞의 강속구. 이런 조건이 투수의 전부는 아니다. 좋은 공을 던지지 못하는 이유가 이런 하드웨어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투수가 있다면 ‘나약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프로야구엔 롯데 손민한(31)이란 ‘모범답안’이 있다. 179㎝, 85㎏의 야구선수로는 평범한 체격 조건.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도 없고, 어깨 수술 경력도 따라다닌다. 하지만 손민한에겐 ‘머리로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과 절묘한 변화구의 제구력은 파워 피처가 아닌 손민한을 대한민국 최고 투수 자리에 오르게 한 비결이다.

손민한이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7이닝 5안타 무실점. 지난 3일 갑작스럽게 맹장수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출전한 경기였다.

8일 병원에서 퇴원해 12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했으니 공을 잡은 뒤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 셈. 일주일 간의 입원 기간을 고려했을 때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 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지만 손민한은 등판을 앞당겼다. 물론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만약 어깨만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면 손민한은 고전했을 게 분명했다. 그러나 손민한에겐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이 있었다. 1회 2사 1ㆍ3루, 2회 2사 만루, 3회 1사 2루, 5회 2사 2루. 현대 타자들은 쉴새 없이 살아나갔다. 삼자범퇴로 처리한 4회와 7회를 제외하고는 정신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끝내 손민한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위기가 되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피칭 때문이었다.

전날 1안타 완봉패를 당한 롯데 타선도 모처럼 힘을 내며 9점을 지원했다. 롯데는 4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났고, 현대는 6연승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대전에선 한화의 루키 왼손투수 류현진이 박명환(두산)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삼진 11개를 곁들인 3안타 1실점의 완투승. 올시즌 신인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된 류현진은 6-1의 승리를 이끌며 3연속 선발승을 기록했다. 신인이 개막 후 3연속 선발승을 거둔 것은 2002년 KIA의 김진우가 유일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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