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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상, 반전에 반전…숨가빴던 2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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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협상, 반전에 반전…숨가빴던 26시간

입력
2006.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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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외무성 차관의 이틀간 협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양자회담과 단독회담을 반복하면서 16시간30여분의 마라톤 협상 끝에 양측은 22일 오후 7시25분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전날 오후 5시30분 협의가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일본이 해양측량선의 뱃머리를 돌리기로 결정하기까지 장장 26시간여가 소요된 것이다.

21일 야치 차관이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17층의 회담장으로 들어설 때부터 양국 협의는 난기류가 감지됐다. 평소 웃음 많은 유 차관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냉기마저 감돌았다.

이날 밤 12시까지 접촉에도 합의도출에 실패한 양측은 22일 오전 9시30분 다시 만났다. 점심시간을 오후 1시30분께로 늦춰가며 협의를 진행했던 양측은 일본의 수로측량 철회, 한국식 동해 해저지명 등재 포기 등 핵심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해 협의는 공전을 거듭했다.

일본측은 한일 양측이 서로 자국의 EEZ(배타적 경제수역)라고 주장하는 해역에서 한국어 해저지명 등재는 불가능하다며 포기를 요구했고, 우리측은 IHO상정시기는 조절할 수 있지만 한국어 해저지명 등록은 고유의 권리이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일본측이 7월로 예정된 한국해양조사원의 독도 주변 해류관측 계획까지 문제삼고 나선 사실이 전해지면서 양측의 타협은 더욱 요원해 보였다.

결국 유 차관은 오후 3시30분께 양국이 협의도출에 실패했다는 판단 아래 오후 5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공식 브리핑을 갖고 협의 결렬을 통보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 차관이 협의 종결발언에서 “협의가 결렬돼 유감”이라고 말한 데 대해 야치 차관이 즉석에서 추가협의를 제의해 반전 가능성이 열렸다. 일본 정부로서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마지막 끈을 놓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두 차관은 배석자들을 내 보낸 채 또 한번 테이블에 마주 앉아 2시간여 동안 의견을 교환했지만 역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유 차관이 6시30분께 유 차관이 취재진에게 최종 결렬 사실을 전하기 위해 외교부로 향하는 승용차를 타려고 롯데호텔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갔다.

그 순간 일본이 다시 ‘최후의 담판’을 제의하면서 상황은 또한번 극적 국면을 맞았다. 결국 1시간여의 최종 협의에서 양측이 의견차를 좁힘에 따라 오후 7시25분 외통부에서 대기중이던 기자들에게 타결소식이 전해졌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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