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30)이 3경기 16타석만의 안타를 멋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지난 16일 요코하마전 3번째 타석부터 무안타 행진을 벌였던 이승엽은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1-2로 뒤진 연장 11회말 극적인 좌월 2점 홈런을 쏘아올려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승엽이 끝내기 홈런의 짜릿한 맛을 본 것은 2004년 일본 진출 이후 3년 235경기 만에 처음이다.
패색이 짙은 연장 11회말 1사 1루. 이승엽은 한신의 특급 소방수인 우완 구보타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바깥쪽 직구를 툭 밀어쳐 폴 오른쪽으로 살짝 넘어가는 아치를 그렸다. 지난 16일 요코하전 이후 3경기만으로 시즌 5호.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극적인 뒤집기 한방으로 지난 8월부터 이어져온 한신전 6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야말로 요미우리로서는 ‘구세주 이승엽’이었다. 요미우리는 지난 3년간 한신을 상대로 승수보다 패수가 많아 크게 고전해 올시즌 한신과의 첫 경기를 벼르고 별러왔다.
요미우리의 승리도 극적이었지만 이승엽 개인으로서도 애를 태우던 방망이가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서 폭발해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4번타자다운 위용을 그대로 뽐냈다. 이승엽은 컨트롤이 좋은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무장한 한신 선발 이가와에게 6회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 2루 땅볼, 4회 헛스윙 삼진, 6회 2루 땅볼. 이승엽은 이가와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꽉찬 직구와 낙차 큰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9회에는 무사 1루서 우완 미들맨 후지가와에게 역시 선채로 삼진 아웃됐다.
9회까지 네타석 모두 주자가 있는 상황이어서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3천여명의 팬들은 손에 땀을 쥐며 이승엽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승엽은 결국 연장으로 접어든 11회말 배트 중심에 맞히는 무리하지 않는 스윙으로 홈런을 쳐내 최근이 주춤대던 방망이에 다시 정조준 할 수 있게 됐다. 5타수 1안타 1타점을 보태 타율 3할5푼2리(71타수 25안타)에 17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된 이승엽은 “땅볼 유인구에만 속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 홈런을 쳐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