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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글로벌 경쟁'서 처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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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 '글로벌 경쟁'서 처지지 않게

입력
2006.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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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오늘 검찰에 소환돼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편법승계 등 그 동안 드러난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다.

아들 의선씨에 이은 정 회장 소환은 한 달 가까이 진행된 검찰수사가 마무리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검찰이 정 회장 부자의 신분을 ‘피의자’라고 못박은 것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이들의 책임을 대부분 밝혀내 사법처리 수준과 수순 결정만 남았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자동차 세계 5위’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업이자 국민의 자부심을 높여 줬던 현대차그룹의 왜곡된 경영실상이 돌연 불거져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 대표기업의 행태가 아직도 그 정도인가”하는 착잡함을 금치 못했다. 굳이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을 위로 삼으며 신속하고 명쾌한 수사와 응분의 사법적 책임을 요구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현대차그룹이 며칠 전 대국민사과와 함께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사회의 시선이 의외로 차가웠던 것은 국민들의 당혹감과 배신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반면 총수 일가에 대한 단죄가 자칫 지금껏 애써 쌓아올린 현대차의 세계적 명성과 지위를 무너뜨려서도 안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검찰 수사가 사건 외부적 고려 때문에 위축되면 안되지만, 지금 현대차그룹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국내외 상황은 그저 ‘비싼 수업료’라고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심히 우려스럽다.

경영공백에다 노사문제가 겹친 것은 그렇다 쳐도,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 착공과 현대차의 체코공장 착공 및 인도공장ㆍ중국2공장 증설 등 해외사업이 잇달아 표류하는 것은 글로벌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비중과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승자독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글로벌경쟁에서 일순간이라도 헛 발을 디디는 것은 도태로 가는 지름길이다. 현대차 처리가 법의 잣대를 비켜가선 안 되지만 초점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관행의 확립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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