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이(境)를 저지하라!’
2005~06 프로배구 챔피언 현대캐피탈에 떨어진 지령이다. 사카이는 일본 실업배구 V리그 우승팀. 공교롭게도 독도 근해 해양 조사를 선언한 일본 해상보안청 측량선이 정박하고 있는 항구 사카이와 이름이 같다.
한국과 일본의 배구 최강을 가리는 ‘2006 한일 V리그 톱매치’가 22일부터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출전하고, 일본은 V리그 1위 사카이와 2위 산토리가 나선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오후 2시 사카이와 대결한다. 다음날엔 서로 상대를 바꿔 맞대결한다.
최근 독도 문제로 한ㆍ일 갈등이 커지면서 ‘톱매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독도 문제 때문에 부담이 크다. 국민 정서를 봐서라도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친선 경기라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던 자세가 변한 것. 김 감독은 “사카이를 침몰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사카이의 감독은 한국 배구팬에게도 낯익은 나카가이치 유이치(39)다. 일본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나카가이치는 90년대 숱하게 벌어졌던 한일전에서 맹활약했다. “바르셀로나 올림픽(92년) 예선에서 거둔 한국전 승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던 나카가이치 감독은 “애틀랜타 올림픽(96년) 예선전에서 한국에 질 때는 뼈 아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오른쪽 공격수 후인정(198㎝)은 일본 V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사카이 왼쪽 공격수 지바 신야(186㎝)와 격돌한다. 후인정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가 강점이고, 지바는 속공이 돋보인다. 한국 프로배구 MVP 숀 루니(206㎝)와 사카이의 브라질 용병 로드리구 핀투(202㎝)의 맞대결도 볼거리다.
만약 승수가 같으면 점수득실률, 세트득실률에 따라 순위를 가린다. 여자부는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도로공사가 일본의 파이오니아, 하사미쓰와 대결한다. 여자는 일본의 우세가, 남자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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