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650만명의 거대 보수단체인 재향군인회(향군) 신임 회장에 박세직(73ㆍ육사12기ㆍ예비역 소장ㆍ사진) 전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이 당선됐다.
박 전 위원장은 21일 열린 회장선거에서 전국 향군 대의원(365명)의 절반이 넘는 204표를 얻어 천용택 전 국정원장(113표)과 노무식 전 향군 부회장(42표)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그는 선거 직후 열린 취임식에서 “향군의 재정자립 기반을 구축하고 국가안보의 요람으로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박 신임회장은 5ㆍ6공 시절 안기부장, 총무처장관 등을 지냈으며 주한미군철수 반대, 국보법 폐지반대, 향군조직력 강화 등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3년 임기의 회장 선거는 천 전 원장 등 과거 정권의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인물들이 격돌해 어느 때 보다 관심을 끌었다.
결국 ‘원조 보수’로 불리는 박 신임 원장이 압도적 표차로 승리하자 군 내ㆍ외부에서는 “향군은 역시 보수 본령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군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 참석하는 등 참여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박 신임 회장도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모든 행위를 자행하는 집단은 강력 대처하겠다”며 향군노선 고수 의지를 밝혀 정부와 갈등국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