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포항공대 총장의 충고 새겨 들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포항공대 총장의 충고 새겨 들어야

입력
2006.04.21 00:04
0 0

포항공대 박찬모 총장이 개교 20주년에 즈음한 인터뷰(한국일보 4월 20일자 10면)에서 현재의 대학교육과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여러 분야를 두루 언급했지만 우수한 인재를 키워 국가의 미래를 보장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시장의 자연스러운 경쟁 분위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분야를 단일 잣대로 재단하는 양극화 논리에 의해 최소한의 인재교육 확대나 자율적 경쟁이 봉쇄돼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박 총장은 대학별로 경쟁력있는 학문분야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을 할 것과 경쟁력 없는 대학들의 통폐합 필요성을 지적하고, 학생선발이나 정원 등 입시 관련 사안은 최대한 학교 자율에 맡겨줄 것을 주문했다. 이공계 위기론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미래가 달린 과학기술 우대 풍토와 이공계생들이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을 촉구했다. 지극히 당연한 원칙론인데, 문제는 원칙론이 도리어 신선하고 용기있게 들리는 현실이다.

다른 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포항공대 총장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포항공대는 우리 대학들의 취약한 국제적 위상 속에서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국가적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는 학교이다. 일찌감치 아시아 최우수 과학기술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고, 매년 대학교육협의회 등의 평가에서도 부동의 최상위를 지켜오고 있다.

일인당 연평균 발표논문이 5~6건인 이 대학 교수들의 연구성과는 언론에서 단골로 다뤄질 만큼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고, 앞서가는 교육·연구시스템은 전범이 돼 전체 대학수준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박 총장 발언의 진의 따위를 시비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교육당국은 특히 박 총장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는 소신 있는 교육부’를 굳이 당부한 이유를 아프게 새겨야 한다. 교육을 정치의 종속변수에서 빼내 교육 자체의 목적과 원칙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그의 지적을 진지하게 경청할 필요가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