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여명 임원이 집단 사의를 표명하면서 뒤숭숭했던 교보생명에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신창재 회장이 취임 때부터 고집스럽게 밀어붙인 품질경영에서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임원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오히려 교보생명에는 전화위복이 됐다는 내부 평가이다.
20일 충남 천안의 교보생명연수원에서 열린 ‘2006회계연도 경영전략설명회’에서 330여명 임직원들은 내년 회계연도 말까지 고객만족도, 생산성, 이익률 등 질적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성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신 회장은 “지난 6년 동안 추진해온 고객중심, 이익중심 변화혁신의 성과가 최근 양과 질 두 측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 3월말 교보생명의 13회차(1년 초과 보험계약 유지율) 보험계약 유지율은 84%로 5년 전에 비해 30%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한번 계약을 한 고객은 그만큼 오래간다는 얘기이다.
매출 지표인 수입보험료는 신 회장 취임 초기 둔화하긴 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원 가까이 늘어 9조8,24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내세운 품질경영과 윤리경영이 결실을 거두고 있어 내부 분위기도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신 회장의 윤리경영에 대한 집착은 ‘현실과 맞지 않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고객의 위험률을 산정할 때도 일부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는데 반해 교보생명은 다른 보험사보다 낮게 산출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고객들에게 솔직했다는 것. 이런 성과가 이제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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