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일본의 한국측 동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수로 측량 계획을 비판했다. 기도회라는 점을 감안해 절제된 표현을 썼으나, 일본에 대한 강경 기조는 여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 “지금 이 시점에서도 과거 부당한 역사로 취득한, 침략 전쟁으로 확보한 점령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단지 화해하겠다는 말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에 관한 한 ‘조용한 외교 전략’ 탈피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 난관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협력의 토대 위에서 공동 번영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드러울 때 부드럽고, 강할 때는 강하고, 엄숙할 때는 엄숙하도록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게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할 때 동북아시아의 평화 구조를 만들어보자는 간절한 소망을 말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우리가 선의를 갖는다고 해서만 되는 일이 아니며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내가 겸손한 지도자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고, 그렇게 해달라고 기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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