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한국_일본), 동중국해(중국_일본), 대만해협(중국_대만), 남북 문제. 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갈등으로 얽혀있다. 침략하고 지배당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갈등이 없던 때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과연 아시아가 평화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은 수십 개 나라들이 침략의 역사를 뛰어넘어 ‘하나의 유럽’을 향해 가고 있는 유럽연합(EU)을 모델로 제시한다. 베니타 페레로_발트너 EU 대외담당 집행위원도 20일 기자회견에서“유럽 국가들은 EU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가 EU 같은 통합 프로젝트를 모델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9일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기존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물론 아시아지역포럼(ARF),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최근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지역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한다면 갈등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EU는 한국산 제품을 중국 다음으로 많이 수입했다. EU와 한국은 서로 4대 무역 상대국으로 꼽을 만큼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확대되는 경제교류와 달리 그 위상이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 EU의 고민거리다. EU가 서울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함께 EU 센터를 만든 이유도 EU를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서다. 센터는 해마다 한국 대학ㆍ대학원생 70~80명을 3~6개월 동안 EU에 연수를 보낼 계획도 있다.
EU 관련 학부 강의를 개설하고 EU 회원국과 한국 대학의 공동ㆍ복수 학위제도 구상 중이다. 페레로_발트너 위원은 “EU 센터가 교육을 통한 EU 알리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계획에 대해 페레로_발트너 위원은 “EU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으며 도하개발어젠다(DDA) 무역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에너지로 유럽을 위협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면서 “대체에너지 개발, 에너지 수송, 에너지 안보 등에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수 차례 말했다. 그는 올해 9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2000년 이후 EU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5억 유로(5,800억원) 상당의 식수와 의료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원 규모를 확대할 뜻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페레로_발트너 위원은 1993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 오스트리아 외무부 장ㆍ차관을 거쳐 2004년부터 EU 대외관계를 책임지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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