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축축한 진흙으로 이뤄진 온화한 기후로 시작한 후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으며 물이 사라져 산성 바위로 뒤덮인 춥고 건조한 행성으로 변했다.’
유럽우주기구(ESA)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화성 광석 분석 결과, 화성은 지금으로부터 46억~40억년 전에만 축축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는 기후도 생명체가 살 수 있을 정도로 온화했으나 40억년 전쯤 시작된 화산 활동 탓에 모진 환경으로 급변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서 발행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20일자에 게재됐다.
ESA 장 피에르 비브링 박사는 논문에서 “화성에 물과 생명의 존재는 탄생 초기에만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물을 중심으로 한 화성 역사의 세 시기를 제시했다.
첫 시기인 형성 초기에 화성은 물을 머금은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구성 물질 또한 ‘논트로나이트’처럼 물과 온화한 기후, 낮은 산도에서만 형성 가능한 성분으로 이뤄져 있었다.
40억년 전쯤 시작된 화산 활동은 화성의 환경을 뒤바꾸어 놓았다. 이 시기에 형성된 화성 서쪽 메리디아니 고원 부근서 발견되는 광석은 황산염 성분이 주를 이뤘다.
황산염은 산도가 낮고 수분이 많은 물질이 건조하고 산도가 높은 환경을 만났을 때 형성되며 이는 화산 후 쏟아져 내린 황산비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32억년 전쯤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진 세번째 시기는 황산으로 물이 말라버린 산화철 투성이의 현재 상태를 나타낸다.
비브링 박사는 “두번째 시기부터 화성은 미생물조차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며 “진흙 성분이 남아있는 영역에 탐사선을 보낸다면 생명체 흔적을 찾을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