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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을 투쟁으로 내모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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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을 투쟁으로 내모는 사회

입력
2006.04.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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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981년부터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선포하고 장애를 극복한 이들과 장애인복지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표창해 왔다. 장애인복지법을 제정하고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에 관한 법률,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하는 등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 교육·직업 등 차별 현실 여전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장애인들은 가난과 편견으로 인한 차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며칠 앞둔 지난 14일 부산에서는 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10일에는 수원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살던 장애인이 숨진 지 10여일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 장애인이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이 싫다며 한강에 휠체어를 타고 뛰어내린 사건, 노점상을 하다가 70만원의 벌금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수원의 청각장애인 자살사건, 서울 노량진에서 아들이 어머니와 정신지체 형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을 기도했던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단면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 때문인지 정부는 제26회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긴급하게 사회문화정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0년까지 장애인 일자리 10만개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자리 마련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문이기도 하지만 매년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반복되는 장밋빛 대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매년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정부는 장애인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곤 했지만 실천에 옮겨진 것은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참여정부 들어서는 장애인 복지가 후퇴하고 있다는 원성이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중증의 장애인들이 휠체어에 앉아 길거리에서 단식하고 삭발하며 4년여 동안 정부와 대치하고 있고, 장애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한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37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이다 엊그제서야 멈췄다

. 오늘 장애인의 날에도 장애인들은 투쟁에 나선다. 장애인 당사자들은 정부가 주관하는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거부하고 서울역에서 혹은 여의도에서, 종묘공원에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시민들에게 홍보할 계획을 잡고 있다.

●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렇다.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는 장애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실천에 옮겨지지 않을 정부의 특별한 지원이나 종합대책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이미 장애인들은 스스로 그 대책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만이 장애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유일한 열쇠이다.

백종환 인터넷 장애인신문 에이블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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