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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까지 법이 통제하는 사회 '코드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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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까지 법이 통제하는 사회 '코드46'

입력
2006.04.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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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근래에 떠오른 사회적 화두지만 인간 복제는 오래도록 SF영화의 단골 주제였다. 나 아닌 나가 존재할 수 있다는, 또는 신이 아닌 인간이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는 내용은 단순한 지적 호기심과 볼거리를 넘어서 인간의 존재론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의 계기를 마련한다.

‘코드 46’(원제 ‘Code 46’)은 인간 복제를 소재로 SF의 외피를 둘러 쓴 영화다. 그러나 SF하면 떠오르는 첨단 과학의 화려한 치장에 기대지는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아날로그의 손길로 세심히 다듬어낸 작품이다.

가까운 미래 미국 시애틀에서 중국 상하이로, 하루짜리 출장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세계는 지금보다 더 가까워져 있다. 사람들은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이 뒤섞인 다국적 언어를 사용하고, 첨단 장비의 혜택을 누리지만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한다. 사랑도 허가가 필요하다. 법안 코드 46에 의해 부부 유전자가 25% 이상 일치하면 임신을 할 수 없고, 불가피했던 임신은 즉각 낙태를 하도록 되어있다.

시애틀의 보험회사 조사원 윌리엄(팀 로빈스)은 신분증 위조 사건 조사를 위해 상하이로 날아든다. 그는 한눈에 마리아(사만다 모튼)가 범인인줄 알아채지만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이내 사랑에 빠져든다.

영국 출신의 문제적 감독 마이클 윈터보텀의 2003년 작품.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영국 런던에 도달하기까지의 고통스런 여정을 담아낸 ‘인 디스 월드’,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 탄압을 그린 ‘관타나모 가는 길’을 연출한 장본인이다. ‘금지된 사랑’을 반복하는 두 남녀가 사회 시스템에 의해 사랑을 잃어가는 과정과 함께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엮어,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암울하게 펼쳐낸다. 제목의 숫자 46은 인간 염색체 수를 의미한다. 20일 개봉. 18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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