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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강도와의 두뇌게임 '인사이드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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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강도와의 두뇌게임 '인사이드 맨'

입력
2006.04.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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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 한 은행에 무장 강도 일당이 난입한다. 서둘러 돈을 자루에 담아 잽싸게 도주하는 여느 은행 강도와 달리 이들은 무슨 꿍꿍이인지 은행을 점거한 뒤, 경찰과의 대치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들인다. 강도라기보다 인질을 앞세워 협상을 벌이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는 테러리스트를 연상시키는 행동이다.

‘인사이드 맨’(원제 Inside Man)은 시작부터 상식을 뒤엎으며 고도의 두뇌 게임을 관객에게 제시한다. 분명 돈 때문에 은행에 침입한 범인들은 정작 다발로 쌓인 현금을 보고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은행 소유주는 경찰에 사태를 일임하기보다 은밀한 해결사로 알려진 변호사 화이트(조디 포스터)에게 달려가 모종의 협상을 제안한다. 인질 협상 전문 경찰관 프레지어(덴젤 워싱턴)는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든 상황 속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은행 강도가 진정 노리는 ‘보물’은 무엇일까. 은행 소유주는 무엇을 숨기고 있고 화이트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프레지어는 은행 강도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인사이드 맨’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궁금증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며 고밀도의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교한 상업 영화의 틀을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전매 특허인 인종간 갈등과 편견 문제에 대한 비판 의식도 감추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통쾌한 반전을 통해, 리는 여전히 사회 의식과 상업성을 동시에 갖춘 재능 있는 김독임을 뚜렷이 각인 시킨다. 21일 개봉. 15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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