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8가구 중 1가구가 자동차 관련 업종 종사’, ‘745만명의 1년치 세금에 해당하는 세금 납부액’, ‘전체 무역수지 흑자보다 많은 흑자 규모.’
자동차 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자동차 산업은 산업 자체로서의 중요성 만큼이나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자동차는 기계, 전자, 정보통신 등 모든 산업의 집약체로 다른 업종에 비해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흔히 ‘기계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자동차가 만들어지기까지 부품과 생산설비 등 여러 분야가 함께 어우러져 자동차산업과 관련산업이 같이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다.
실제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제조 및 부품생산 등의 자동차 제조업을 중심으로 철강 전자 전기 등 생산자재업, 자동차보험 등 금융ㆍ보험업, 여객운수 화물운송 등 운수ㆍ이용업, 주유소 등 유류산업, 완성차판매 정비 등 자동차 판매ㆍ정비업 등 다른 분야에까지 전방위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고용효과가 큰 것도 이같은 구조 때문이다.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자동차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인원(2003년 기준)은 22만명. 여기에 차부품과 판매, 정비, 서비스 등 관련 산업의 인력까지 더하면 153만명을 넘어선다.
전체 산업 고용인력의 10.4%가 자동차 산업과 연관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환산하면 600만명, 다시 말해 국민 8명 중 1명 이상이 자동차 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 생산액은 74조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0.3%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가가치도 28조3,000억원에 달해 전체 제조업의 16.7%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연간 조세액은 전체 국가세수의 17%인 23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국민 745만명의 1년치 세금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자동차 관련 세수 중 교통재원에 쓰이는 비율은 50% 이하이며 절반이상이 일반재원에 사용돼 국가의 안정적인 재정운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수출에서도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380억 달러에 달해 반도체 수출액보다 79억 달러, 철강 수출액에 비해서 두 배나 많았다.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300억 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220억 달러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이 사실상 국가 전체의 경제규모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과장이 아니다. 실제 자동차 산업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경제규모가 크고 1인당 소득도 높다. 2004년 각국 자동차 생산대수를 보면 미국이 1,199만대로 가장 많았고, 일본 1,051만대, 독일 557만대, 중국 507만대, 프랑스 367만대, 한국 347만대의 순서다.
이 중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할 경우 이 순위는 GDP와 1인당 국민소득(GNI) 순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역사적으로 유럽, 미국, 일본의 경제부흥이 바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왔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 수출액 3,000억 달러 돌파 등 우리 경제의 숙원 달성 여부가 자동차 산업의 발전 여부에 달려있다” “국가대표업종인 자동차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과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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