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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중진의 가벼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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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여야 중진의 가벼운 입

입력
2006.04.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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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공천헌금 수수의혹으로 김덕룡, 박성범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 방침을 밝히면서 불쑥 또 다른 충격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현역 의원이 포함된 5,6건의 추가 비리를 내사 중”이라는 것이다.

당 안팎의 시선은 5, 6명이 누구냐에 쏠렸다. 국민들은 두 의원의 사건에다 그만한 강도의 비리가 5,6건 더 있다는 말에 분노하고 놀랐다.

그러나 6일 후인 18일. 허 총장은 “조사결과 원외위원장 1명만 검찰이 수사 중이고 나머지는 내사 종결했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는 “5, 6건은 감찰단 차원의 조사였고 엄청난 사건이 아닌데 언론에서 마치 큰 일처럼 관심을 보여 당혹했다”고 했다. 예의 언론에 떠넘기기였다.

당연히 비판이 쏟아졌다. “부패정당이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라는 게 요지였다. “혹시 했는데 역시”라는 힐난도 쏟아졌다. ‘공천장사’에다 ‘비리 숨기기’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덧씌워졌다.

우리당도 마찬가지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14일 “국민이 경악할 만한 한나라당의 비리가 있다”고 떠들썩하게 밝혔지만 결과물은 실체조차 불분명한 이명박 서울시장의 테니스 동호인 모임으로 드러나면서 주위의 냉소를 자아냈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보고를 받았을 때는 충격적으로 느꼈다”며 머리를 긁적였고, 정동영 의장도 “표현이 잘못됐다”며 진화에 나섰다.

보통사람들도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사실과 동떨어진 말을 해대면 주위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하물며 초보 정치인도 아닌 집권당의 원내대표와 제1야당의 사무총장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잇달아 나오는 중진 정치인들의 허언(虛言)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이 더욱 깊어질까 걱정된다.

염영남 정치부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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