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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개봉 때면 TV 오락프로에 출연/ 배우들 홍보맨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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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개봉 때면 TV 오락프로에 출연/ 배우들 홍보맨 역할 톡톡

입력
2006.04.1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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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밤 KBS2 ‘상상플러스’에서 이휘재의 ‘손가락 욕’ 장면이 방송돼 파문이 일자 영화사 MK픽처스의 마케팅실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자사가 제작한 ‘사생결단’의 배우 류승범과 황정민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는데, 이휘재의 돌출행동이 혹 영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오락 프로그램만 잘 지켜봐도 한국 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시대다. 영화사는 방송을 영화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방송사는 시청률 상승을 위한 지렛대로 배우를 끌어안는다. “겹치기 출연이 너무 심하다” “영화 내용을 오도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영화사와 방송사의 ‘동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영화ㆍ방송사

‘왕의 남자’ 열풍 속에서도 ‘투사부일체’는 오락 프로그램 ‘싹쓸이’ 덕에 610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등 ‘정트리오’는 KBS2 ‘여걸식스’를 시작으로 SBS ‘야심만만’,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등 거의 모든 오락 프로그램을 점령하며 영화 홍보에 나섰다. 제작사인 시네마제니스의 이점애 대리는 “순위권 밖이던 인터넷 검색순위가 ‘여걸식스’ 출연 직후 단번에 5위로 올라섰다. TV프로그램 단체 출연 효과가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아예 신문광고란에 주인공 김수로의 방송출연 날짜와 시간까지 예고했다. 김수로는 지난해 ‘야심만만’에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적이 있어 방송사도 큰 기대를 가졌다. 1월31일 ‘상상플러스’에 출연한 김수로는 ‘꼭짓점 댄스’ 하나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시청률 30% 기록, 150만 관객 동원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영화 홍보와 TV오락 프로그램은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라는 영화계의 속설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충무로는 배우들의 오락프로그램 출연이 특히 지방 관객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보고 있다. 홍보라고 해봐야 고작 전단지에 의존하는 지방에서 지상파 방송 출연은 메가톤급 효과를 갖는다. 15초 TV 영화광고의 단가는 보통 1,000만원. 영화 1편당 TV광고비가 1억5,000만~3억원 정도 책정되는 현실에서 단 몇 분이라도 배우가 방송에 얼굴을 내미는 것은 ‘초저비용 초고효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우의 방송 출연이 반드시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홀리데이’의 경우 ‘야심만만’에 출연한 최민수가 비호감성 발언을 해 오히려 흥행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아무나, 아무거나 출연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에도 전략은 있다. ‘몽정기2’처럼 10대를 겨냥한 영화는 SBS ‘엑스-맨을 찾아라’를 적극 공략한다. 20대를 타깃으로 삼은 영화는 ‘야심만만’ ‘상상플러스’ 등 밤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MK픽처스 박재현 마케팅실장은 “마구잡이 출연은 오히려 독이다. 영화의 성격과 배우의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연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모든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다. 한석규 감우성 등은 영화출연 계약을 할 때부터 오락 프로그램 출연 제외를 조건으로 제시한다.

뛰어난 화술을 자랑하는 정재영은 의외로 방송 출연을 꺼린다. 그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몸이 언다”고 말할 정도로 TV에 유달리 약하다. 송강호 최민식 조승우 이영애도 “말주변이 없다”며 출연에 소극적이다. 반면 김수로 차승원 김선아 등 입심 좋은 배우들은 영화사가 적극적으로 밀고 방송사도 환대하는 배우다. 김수로는 신작 ‘먼데이 드라이브’가 막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방송사들이 벌써 입도선매 경쟁에 나선 상태다.

a>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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