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결혼으로 겪는 불이익 여전
외국인과 결혼해 외국에서 아이들을 낳아 키우다 한국의 문화와 언어, 관습을 가르치기 위해 2년 전에 귀국했다. 최근 하인스 워드 방한과 관련한 기사들을 보면서 혼혈인과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된 것 같아 상당히 위안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외국인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나 같은 경우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간 외국에 체류하면서 주민등록이 말소돼 사실상 외국인 취급을 받고 있다. 주택청약이 어려운 것은 물론 대출, 카드 발급 등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까다롭다.
심지어 귀국 후 출산한 셋째 아이는 정부가 출산 장려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보육세 면제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엄연히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이들도 비록 이중국적이지만 한국 국적을 가지고 국내 초등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불이익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제결혼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우리 가족처럼 외국인과 결혼을 하는 한국인이나 이중국적을 가진 2세들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조국에 돌아와서까지 외국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다.
■ '신진사대부'의 그늘은 양극화
외환위기 이후 고액 연봉자, 벤처사업가 등 ‘신진 사대부(四大富)’가 등장했다는 기사(17일자 1면)를 읽었다. 우리나라 상위 0.5%를 차지하는 이들로 인해 부자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부촌이 떠오르고, 자신의 기호에 따라 부의 축적보다는 활용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의 모습을 통해 전체적인 사회 변화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그러나 ‘돈 많은 부자가 더 빠르게 부를 늘려가는 현상이 뚜렷하다’는 대목에선 씁쓸함이 밀려왔다. 돈이 돈을 벌면서 자연스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신진사대부가 뜬 것이 결과적으로는 양극화 심화라는 그늘도 낳은 것이다.
물론 신흥부자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사회 흐름을 보다 빨리 간파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증식에 성공한 것은 오히려 모범이 될 만하다. 또, 부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까지 다한다면 ‘청부(淸富)’ 상을 제시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 사회에 ‘부자 되기’에 대한 열풍만큼 곤궁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뒤따르는 성숙함이 뿌리내렸으면 한다. 더불어 한국일보가 부자의 반대편, 그늘도 따뜻하게 조명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동현ㆍ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미숙ㆍ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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