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의 삼성과 조직력의 모비스가 2005~06 KCC 프로농구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삼성은 2000~01시즌 이후 5년 만에, 모비스는 프로 원년인 97시즌(당시 기아) 이후 9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정규리그서 벌인 6차례의 맞대결에서는 2위 삼성이 우승팀 모비스에 4승2패로 앞섰고, 전문가들도 삼성의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팀 모두 19일 오후 6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지는 1차전 잡기에 혈안이 돼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78%나 되기 때문이다.
높이냐 수비냐
삼성과 모비스의 팀 컬러는 대조적이다. 삼성은 오예데지(201㎝)-존슨(196㎝)-서장훈 (207㎝)의 ‘트리플타워’가 핵심이다. 정규리그 팀 리바운드 1위. 오리온스와의 4강전서도 서장훈이나 존슨에게 공격을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3연승했다. 모비스는 센터 클락이 196㎝에 불과하다. 정규리그 팀 리바운드도 꼴찌였다. 하지만 물샐 틈 없는 조직력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찰거머리 수비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고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주전 전원이 던지는 외곽슛도 모비스의 강점. 삼성 안준호 감독은 정공법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변칙 수비를 필승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진짜 MVP는 누구
삼성의 서장훈과 모비스 양동근은 올 정규리그서 유례 없는 공동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4강 플레이오프서도 MVP다운 빼어난 활약으로 나란히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훌륭한 후배(양동근)가 상을 받는데 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하다”(서장훈), “어릴 때 우상인 장훈이형과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양동근)라며 주거니 받거니 했던 둘이지만 챔프전서 최고의 자리는 하나 뿐이다. 포지션은 전혀 다르지만 팀의 간판인 두 사람으로서는 자존심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 모비스는 ‘제 3의 용병’ 서장훈 수비에 고심하고 있고, 삼성 역시 양동근을 축으로 한 모비스의 빠른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 서장훈과 양동근 모두 우승을 한다면 통합 MVP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 양 감독 출사표
▲유재학 모비스 감독=자신감이 넘치고, 부상 중인 선수도 없다. 삼성은 높이가 있는 팀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움직이면서 경기하겠다.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끈끈한 수비를 펼치겠다. 삼성에는 용병급 선수 3명이 있어 부담이 되지만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충분히 활용하겠다. 맨투맨 수비와 지역 수비가 혼합된 수비 방식을 구상 중이다.
▲안준호 삼성 감독=5년 만에 진출한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에 대한 갈망을 풀고 싶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조직력이 정규리그보다 훨씬 좋아졌다. 높이의 강점을 극대화 시키면서 정공법으로 모비스를 상대하겠다. 상대가 변칙 수비로 나올 것에 잘 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다만 상대의 격한 파울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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