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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태로운 학교앞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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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태로운 학교앞 아이들

입력
2006.04.1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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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등교할 때마다 사지(死地)로 내모는 기분이에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촌중 앞. 얼마 전 발생한 학교 앞 교통사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위해 모인 이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임시이전을 끈질기게 요구했는데도 건설사와 교육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만 끌더니 결국은 이런 일까지 생겼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교통사고 문제에 건설사, 교육청이 등장하는 사정은 이렇다.

이 학교는 현재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안에 섬처럼 고립돼 있다. 주변은 중장비들의 굉음으로 하루종일 소음이 끊이질 않을 뿐만 아니라 건물 철거과정에서 몸에 해로운 석면이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학교 주변이 모두 공사용 펜스로 가로막혀 있고, 건설사는 학교로 향하는 통로를 1개만 남기고 없앴다. 문제는 상당수 학생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이 통로를 이용할 때마다 무단횡단의 유혹에 빠진다는 점이다. 마음이 급한 어린 학생들은 멀리 떨어진 횡단보도를 두고 이 통로와 가까운 대로를 가로지르는 게 일상이 됐다.

학부모들은 오래 전부터 이런 위험성을 우려해 학교 임시이전이나 연결통로 증설을 요청했지만 교육청과 건설사는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2일 학생 3명이 대로를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에 치여 다친 데 이어 이 달 7일에는 이모(15)양이 차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아직 교통사고에 대한 인지가 덜 발달된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무단횡단의 잘못 만을 따지는 건 무책임하다. 지금이라도 교육청과 건설사 등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다치고 죽어나가야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제발 현실이 되지 않길 바란다.

prometheus@hk.co.kr 안형영 사회부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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