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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오세훈, 당비 미납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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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오세훈, 당비 미납 '암초'

입력
2006.04.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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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이 암초를 만났다.

정계를 떠나있던 2년간 한나라당원 신분은 유지하면서도 당비를 납부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 전 의원은 고개를 숙이며 파문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으나,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자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이를 쟁점화하고 있어 경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당헌ㆍ당규는 매월 2,000원 이상씩 1년에 6개월 이상을 납부해야 당내 경선 등에 출마할 자격을 부여 받는 책임당원이 되며, 당비 미납시 당원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책임당원제가 도입된 이후 한나라당 책임당원은 35만여명에 이른다.

오 전 의원은 2004년 4월 정계은퇴 이후 당비를 내지 않다가 이 달 초 경선출마 선언 이후 중앙당과 협의해 미납분을 한번에 해결하는 조건으로 특별당비 300만원과 200만원의 심사비를 냈다. 맹 전 의원과 홍 의원은 매월 30만원씩 내는 현역 의원의 당비 납부 규정을 지켜왔다.

논란이 일자 오 전 의원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간 상대 후보로부터 “당에 전혀 기여를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는 공격을 받던 차에 그런 이미지가 더 진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당비납부를 하지 않은) 그 점은 게을리 했다”며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소속돼 있던 지구당에서 멀어지면서 당비 납부를 소홀히 했다”고 해명했다. 정계은퇴 이후 규정이 바뀐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단순한 실수라는 점도 애써 강조했다. 오 의원은 당원들에게 이메일 등을 보내 사과하면서,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수세에 몰려있던 맹 전 의원과 홍 의원 측은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오 전 의원 쪽으로 몰려가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해 당 기여도 및 애당심을 적극 부각하고 잇다.

맹 전 의원은 “당비를 낸 사람들이 투표하고, 당비를 내지 않은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오 전 의원을 겨냥했다. 맹 전 의원 측은 ‘당을 위해 의원직을 내놓은 후보’와 ‘당비도 내지 않은 후보’라는 점을 집중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홍 의원 측도 “오 전 의원이 당에 일말의 책임감이나 애정없이 막판에 무임 승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당비를 안낸 오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피선거권이 없으므로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다. 홍 의원은 당원을 상대로 한 맨투맨 전략을 통해 이미지를 앞세운 후보보다 야성(野性)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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