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에 대한 론스타의 재실사 결과, 외환은행 가치가 4,600억원 상승했던 것으로 확인돼 외환은행과 론스타가 가격협상을 벌이던 2003년 6월 당시 외환은행의 경영 상황이 상당히 호전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외환은행측이 가격 협상시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외환은행측이 2003년 8월 27일 론스타와 본 계약을 체결할 때 이용했던 자료는 2002년 연말 실적치를 바탕으로 한 삼일회계법인의 4월 실사 결과였다. 즉, 2003년도의 경영 상황이 반영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외환은행 이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항의가 제기됐다.
2003년 8월 13일 외환은행 임원 간담회 회의록에 따르면, 모건스태리의 신재하 전무가 가격 협상 과정을 보고하자 모 이사가 “수수료 수입이 상반기에 높은 이익을 낸 것으로 안다”며 “2003년도가 반이 지났는데 실제 수치를 사용하지 않고, 왜 (아주 비관적인) 예상수치를 사용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 이사는 또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외환은행 가치를) 저평가한 것이 아니냐”며 항의했다. 최종 계약을 앞둔 8월 27일 이사회에서도 한 이사가 “왜 올해 6월말 기준으로 바꿔서 하지 않았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실제 2003년 6월 시점을 기준으로 한 론스타의 재실사 외에 당시 경제 상황도 외환은행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환은행 부실의 큰 요인이었던 SK글로벌 사태가 해외채권단과의 협상 타결로 사실상 해결 단계에 있었고, 하이닉스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BIS 비율 6.16% 산정 시 하이닉스 연말 주가를 1,000원으로 예상했다. 3,600억여원의 SK글로벌 여신도 60~70% 손실처리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론스타가 가격 협상과정에서 계속 재실사를 하며 외환은행 가치를 평가한 반면, 외환은행측은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당시 경영 상황이 호전되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않은 것은 경영진의 직무 유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 방한한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누구/ 베일에 싸인 '펀딩 귀재'
18일 전격 방한한 존 패트릭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국내에서는 베일에 가려 있는 인물이다.
명문 하버드대를 나와 1991년 34살의 나이에 론스타를 창업, 지금까지 운영해 오면서 ‘펀딩의 귀재’로 명성을 날렸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텍사스 금융사와 합작한 투자회사에서 일했다는 얘기도 있다.
2003년 외환은행 매입과 올해 매각 협상 과정 등에서 직접 나서지 않고 앨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을 내세웠던 그는 부실 채권인수, 단기 부동산 투자 등에도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미국 론스타가 위치한 텍사즈주 댈러스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이라는 점 때문에 공화당내 상당한 인맥을 갖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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