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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밸류자산운용 전무 "오직 가치투자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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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밸류자산운용 전무 "오직 가치투자 뿐"

입력
2006.04.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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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투자 펀드’라니, 일 년에도 몇 번씩 가입과 환매를 반복하는 우리나라 펀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이다. 18일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로 정식 출범한 한국밸류자산운용은 최소 3년 이상 묻어둘 자금만 받겠다며 ‘밸류 10년 투자펀드’를 선보였다.

‘장기, 가치투자’의 슬로건을 내세운 밸류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채원(42ㆍ사진) 전무. 1998년 우리나라 최초의 가치투자 펀드인 ‘밸류 이채원1호’를 만들어 ‘가치투자의 전도사’로 불린다. 가치투자란 시장의 등락에 상관 없이 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골라 적정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려 차익을 얻는 기법으로,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워런 버핏 등 전설적인 투자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한 원칙이다.

이 전무가 가치투자 철학을 갖게 된 것은 97년 외환위기 시절 코스피지수가 무려 60%까지 빠지면서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도 30%의 손실이 났을 때였다고 한다. “벤치마크지수에 비해 30% 초과 성과를 냈지만, 소중한 고객의 돈을 잃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신 ‘고객 돈을 잃지 말자’는데 더 무게중심을 두기로 했지요.”

이를 위해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주나 수출주보다는 높은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 돼 있고 꾸준히 이익을 내는 가치주를 발굴해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기업의 주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소 3년 이상 투자할 경우 제자리를 찾고 장기적으로는 본래 가치까지 상승한다는 것이 이 전무의 설명이다. 그러나 첫 번째 가치주 펀드 시도는 실패했다. 99년 기술주 버블기에 “종목을 갈아타라”는 고객의 성화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이후 그는 한국증권(당시 동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고객 돈이 아닌 회사 고유계정을 가치투자 철학으로 운용했다. 2000년부터 6년 동안 누적수익률 435%를 기록했고, 코스피지수가 무려 40% 급락한 두 차례의 위기 때도 원금을 보합권에서 방어했다.

밸류자산운용의 출범으로 이 전무는 다시 회사 돈이 아닌 고객 돈을 운용하게 됐다. 98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아예 펀드 이름을 ‘10년 투자 펀드’로 하고, 3년 이상 장기 가입이 가능한 자금만 받기로 했다. 연 목표수익률은 10%로, 보수적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우리 회사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높지는 않지만 꾸준한 수익을 안겨줄 생각입니다. 자녀 명의로 1,500만원(증여세가 면제되는 최고 한도액)짜리 펀드를 가입해 보십시오. 목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달성된다면 10년 뒤에는 ‘복리의 마술’에 의해 3,885만원(수익률 159%)이 돼 있을 겁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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