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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中서 밀리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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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中서 밀리면 안된다"

입력
2006.04.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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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수사, 경영은 경영.’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이 17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자금 조성 및 계열사 편법 인수ㆍ합병(M&A)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재계2위 그룹 총수가 자리를 비우는 것은 검찰의 양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칫 괜한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중국행을 강행하게 된 이유는 뭘까?.

정 회장이 중국행 비행기를 탄 가장 큰 목적은 18일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 및 연구개발(R&D)센터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02년 10월 베이징 도심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순이구 린허공업단지내에 문을 연 베이징현대차 제1공장(연산 30만대)에 이어 다시 그 옆에 똑 같은 규모의 제2공장을 세우겠다는 것. 사실 베이징현대차는 정 회장이 처음부터 각별한 애정을 쏟은 사업장이다. 정 회장은 공장 준공 2년여만인 지난해 1월엔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 1만6,000대, EF쏘나타(현지명 쏘나타) 4,508대 등 모두 2만508대를 팔아 중국 내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성과는 중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라는 점에서 더욱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시장의 판도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위를 지켰던 베이징현대차는 3월엔 3위로 밀려났고, 8월엔 4위, 11월엔 5위까지 주저 앉아야만 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엔 공장 설비 정비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월 판매 10위로 무너졌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들이 모두 승부수를 걸고 있어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는 게 중국 자동차 시장인 셈이다. 특히 정 회장은 미래 중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 현대차 60만대, 기아차 43만대 등 총 100만대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출장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정 회장이 비행기를 자주 타는 것도 사실 글로벌 현장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의 해외 현장 경영은 이번 중국 방문을 포함해 올해만 5번째로 3개월 반만의 비행 거리가 지구 한바퀴 반에 육박할 정도다. 정 회장은 2월초 인도, 2월말 미국 앨라배마 공장, 3월 중국에 이어 이달에도 이미 기아차 신축 디자인센터와 현대 트랜스리드 공장 등을 살펴보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를 다녀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자칫 글로벌 전략이 어려움을 겪을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정 회장의 잦은 출국은 지속적인 해외 현장 점검과 스킨십 경영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 회장 특유의 실천적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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