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승엽 '파워+기교' 딱딱 맞는다/ 몸집 불려 힘 세지고 스피드도 쑥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승엽 '파워+기교' 딱딱 맞는다/ 몸집 불려 힘 세지고 스피드도 쑥쑥

입력
2006.04.18 00:00
0 0

오늘은 어떤 플레이를 펼칠까.

이승엽(30,요미우리)의 매일 매일이 궁금해진다. 지바 롯데에는 좀 미안한 표현이지만 지바에서 뛰었던 지난 2년은 요미우리를 위한 ‘연습경기’로 여겨질 정도로 눈부시다.

이승엽은 16일 현재 타율 4할1푼4리(58타수 24안타)로 최다안타와 함께 센트럴리그 2위, 타점 15개로 공동 3위, 홈런은 4개로 5위를 달리고 있다.‘일본 홈런킹’, ‘타율 3할에 40홈런’ 등의 예상에 대해 이른 판단이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승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편집자주>

▲마음이 바뀌니까 공이 달라 보인다.

“배팅이 경지에 이르면 야구 공이 멈춰 보인다.”

1970년대 요미우리를 일본시리즈 9연패로 이끌었던 명장 가와카미 데츠하루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가와카미는 현역 시절 요미우리 4번 타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승엽에게 “요즘 공이 크게 보이지 않냐”고 물었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크지는 않지만 이전보다 공이 훨씬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답한다. 그만큼 타석에서의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5홈런, 10타점으로 2관왕에 오른 뒤 차오른 자신감, 그리고 요미우리 벤치의 전폭적인 믿음이 시즌 초반 폭발의 원동력이다.

한국의 삼성시절부터 간섭보다는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며 신뢰를 하면 더 펄펄나는 이승엽에게 모든 조건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 요미우리다.

지난 15일 요코하마전에서 ‘요미우리 천적’인 왼손 선발 도이가 등판했을 때 왼손 주전타자들이 모두 오른손으로 바뀐 가운데서도 자신의 이름만은 4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확인한 이승엽은 “정말 야구할 맛이 난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신바람 야구’를 되찾은 것이다.

지바 롯데에서 왼손투수가 등판하면 벤치를 지키던 것과 달리 투수에 관계없이 꾸준히 4번을 지킨 덕분에 이제는 오른손 투수(0.417,36타수15안타)와 왼손 투수(0.409리,22타수9안타)의 타율이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왼손투수에 대한 낯가림도 없어졌다.

▲몸이 달라졌다.

삼성 시절만을 기억하는 팬들이 오랜만에 이승엽을 만나면 먼저 불어난 몸집에 깜짝 놀랜다. 지바 롯데 시절과 비교해도 훨씬 ‘메이저리그 체형’에 가까워졌다. 85kg 안팎이었던 몸무게가 100kg을 육박하고, 허벅지 둘레는 웬만한 여자보다 굵은 28인치에 이르고 있다.

이승엽은 스토브리그서 상체 근육 단련에 매달렸다.

지난 2년간 지바 롯데에서 뛰면서 공끝이 좋고 컨트롤이 정교한 일본 투수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체의 순발력과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팔뚝이 16.5인치로 삼성시절보다 2인치 이상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 방망이는 910~930g에서 900g의 가벼운 것을 사용하면서 힘보다는 방망이 스피드를 끌어 올리는 데 신경을 썼다.

▲이제는 테크니션이라고 불러도 좋다

요미우리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홈런도 홈런이지만 안타가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지바 롯데에서 이승엽의 이미지는 ‘한방’은 있지만 ‘헛점’이 많아 보이는 타입이었다.몸쪽으로 몇차례 승부를 하다가 바깥쪽 낮은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게 이승엽 공략의 포인트였다. 그러나 이 같은 코스의 공을 파울로 쳐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몸쪽 높은 공을 던지려다 실투가 돼 조금 밑으로 떨어지면 실투를 놓치지 않고 영락없이 장타로 연결시키기 때문에 투수로서는 승부가 무척 까다로워졌다. 바깥쪽으로 낮게 빠지는, 볼이 되는 변화구에도 이전 처럼 쉽게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

이승엽은 지난해 117경기서 볼넷이 불과 33개였다. 올시즌에는 15경기서 벌써 9개로 현재의 페이스라면 배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헛점 많은 장거리 타자’에서 ‘상대하기 힘든 슬러거’로 이미지가 변하고 있는 이승엽이다.

도쿄=양정석 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