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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정 일렉트로룩스 한국지사장/ "체면 버리고 한국소비자 마음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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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갑정 일렉트로룩스 한국지사장/ "체면 버리고 한국소비자 마음 얻었죠"

입력
2006.04.1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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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그리고 선택과 집중으로 일궈낸 성과지요.”

일렉트로룩스 박갑정(42) 한국지사장은 지난 해 큰 일을 해냈다. 외산 가전의 무덤이라는 국내시장에서 90%의 매출신장을 보이며, 일렉트로룩스라는 이름값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일렉트로룩스는 LG전자, 삼성전자, 월풀, 메이텍 등 내로라 하는 가전 브랜드중에서도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프리미엄급 가전 전문 회사다. 그는 2003년 1월 일렉트로룩스가 국내에 진출하면서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박 사장이 발상의 전환을 언급한 것은 최고급 브랜드, 세계 매출 1위라는 프리미엄을 과감히 포기한 것과 관련이 있다. 그는 여느 외산 고급 가전 브랜드처럼 백화점을 택하지 않고 할인점과 양판점의 문을 두드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고급 브랜드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충고도 있었지만, 제품은 품질로 승부한다는 믿음으로 밀어붙였다. 불과 3년 사이 할인점은 국내 유통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고, 고객들은 일렉트로룩스라는 제품을 다른 외산 가전에 비해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도 돋보인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과감히 포기하는 선택과 집중이 여기에 적용됐다. 그는 “한국 시장에는 삼성과 LG의 냉장고, 에어컨 등 품질이 뛰어난 제품이 많아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세탁기 등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모두 철수하고 대신 틈새시장을 공략,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 진공청소기 토스터, 와인셀러 등 소형가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로봇청소기 한 대 가격이 200만원을 넘고, 진공청소기도 국내 제품에 비해 2배 이상 비싸지만, 품질면에서는 국내 제품이 넘볼 수 없는 비교우위에 있다”며 “고가임에도 우리 회사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을 정도”라고 자랑한다.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올해는 유통망을 440개에서 550개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는 박사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났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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