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온 아이디어는 더 이상 아이디어가 아니다.”
국내에서 세 번째 정기 민간 항공사로 출범한 제주항공의 주상길(63ㆍ사진) 사장은 17일 서비스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편도 기준 하루 10회)에 첫 비행기를 띄우는 제주항공은 애경그룹(75%)과 제주도(25%)가 자본금 200억원을 들여 설립한 회사로 합리적 운임의 저가 항공사를 표방하고 있다.
주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단 김포-제주 기본 운임(주말)을 기존 항공사 요금의 70~80% 수준인 5만9,100원(성수기 6만5,000원), 주중 엔 훨씬 더 싸게 공급할 것”이라며 “저가 항공사임에도 승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처럼 차별화한 서비스로 승객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에 대해선 “김이 새면 고객들 기쁨이 반감할 것”이라며 “다만 기존 항공사 승무원 복장을 고집하진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주항공은 또 7월에는 김포-김해, 8월 김포-양양, 10월 제주-김해 노선에도 각각 취항한다.
주 사장의 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제주항공이 사용할 항공기인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Q400(터보프롭, 74인승)은 5시간 정도의 거리를 운항할 수 있다”며 “중국과 일본 항공 시장이 ‘오픈스카이’(취항할 수 있는 항공이나 노선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정책)로 바뀔 경우 취항할 수 있는 도시가 무척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국내 항공노선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얘기다.
난관도 없지 않다. 가장 큰 고민은 승객에게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주느냐 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항공기 사고는 대부분 제트기에서 발생했다”며 “반면 터보 프로펠러기인 Q400은 일본항공과 영국의 플라이비 등 세계 유명 항공사에서 112대가 운항중인 항공기로 지금까지 사고가 전무한 기종”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온 주 사장은 1977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입사, 애경산업 상무, 애경소재 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제주항공 사장으로 임명됐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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