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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장애인 복지관 휠체어 마라톤팀 '휠 파위' 우리는 달린다, 편견 없는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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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장애인 복지관 휠체어 마라톤팀 '휠 파위' 우리는 달린다, 편견 없는 세상 속으로

입력
2006.04.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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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리는 휠(바퀴)이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 돌릴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42.195㎞를 두 팔로 달리는 세 명의 마라토너가 있다. 세 바퀴의 레이싱 휠체어에 몸을 싣고 두 팔로 휠을 돌려 땅을 박차고 세상 속으로 달려 나가는 의정부 장애인복지관 소속 휠체어 마라톤팀 ‘휠 파워’의 홍덕호(40) 플레잉 코치와 전승훈(40), 문영수(36) 선수.

“일반인들이 장애인 스포츠를 아직도 ‘재활 체육’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치료와 회복의 수단으로 볼 뿐 즐기고 경쟁하는 진정한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거죠.” 이번 취재를 위해 복지관을 처음 찾은 기자에게 홍덕호 코치가 건넨 말이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애인 체육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는 보건복지부였다.(올들어 문화관광부로 이관)

이 복지관 사무국장이자 총감독인 송원성(42)씨는 말한다. “장애인 스포츠는 이제 즐기고 경쟁하며 목표달성하는 주체적인 스포츠로 변해야 합니다. 우리 팀이 그 초석을 놓을 겁니다. 비장애인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해 비장애인들의 왜곡된 시각을 바꾸어 놓을 작정입니다.”

휠 파워 팀의 궁극적 목적은 실업팀 창단을 위한 모태가 되는 것이다. 현재 장애인 스포츠 실업팀은 청주시 사격팀 등 전국에 2개밖에 안된다. 장애인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조성과 체계적인 후진양성, 지도를 위해 실업팀 창단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팀을 운영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 대에 800만원하는 고가의 레이싱 휠체어 장비가격이 문제다. 선수 지원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숫자를 세 명으로 최소화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선수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 홍덕호 코치는 복지관 생활교사 직을 겸하기에 그나마 형편이 낫지만 다른 두 선수는 경제활동과 운동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아내가 처음엔 반대를 했죠. 도로에서 연습을 하니 위험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직장을 갖지 않고 운동만 하는 게 싫다는 겁니다.” 1살 때 소아마비로 하반신 장애가 된 전승훈씨의 아내 이효실(47)씨 또한 장애인이다. 이씨 역시 의정부복지관 컬링팀 선수로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포기해 부부가 정부생계지원비를 받아 생활하고 있다.

문영수 선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텔레서비스 직원으로 현재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문 선수는 생계를 위해 일하지만 운동이 소홀해져 걱정이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더라도 직장과 운동 중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실업팀이 많이 만들어지면 실력 있는 장애인 선수들이 생계를 위해 운동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사라질 것이다.

휠 파워팀은 실업팀 창단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작은 것부터 이루려 한다.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따내는 것이 1차 목표다. 이것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과 아직까지 국내에서 따낸 적인 없는 올림픽 쿼터를 따내(88올림픽에는 개최국 지위로 참가) 정식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게 목표다. 국내 1위인 홍덕호 코치도 세계 50위 수준으로 아직 세계적 격차가 크지만 올림픽 메달의 희망을 내비친다.

홍덕호 코치는 달리기에 나서게 된 이유를 말했다. “장애인으로 평소 달린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휠체어마라톤을 하면서 달린다는 느낌과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바람이 스쳐가고 가슴 터질 듯이 숨을 헐떡이며 달릴 수 있는 자유로운 쾌감을…….”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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