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기상승세가 올해를 넘기지 못하고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예측이 나왔다. 올 경상수지 흑자폭 전망치도 당초 124억 달러에서 41억 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속 시원한 경기회복을 느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경기하강 예측이 나와, 심리적 위축감이 더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발표한‘2006년 1분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현재의 경기상승은 2003~2004년 거품붕괴로 과도하게 위축됐던 소비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고, 소비가 주도하는 경기상승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유가불안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로 소비의 성장기여도가 점차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KDI는 경기상승의 또 다른 축인 수출 증가세에도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증가세 유지는 미국과 중국경제의 성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려있는데, 이들 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미국경제는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가 불안 요인이고, 중국경제는 초장기 호황지속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 다만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수출의 환율민감성이 하락한 것으로 보여 원화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불안이 수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해도, 유가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와 환율에 민감한 서비스수지의 악화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크게 잠식할 것으로 나타났다. KDI가 예측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41억 달러. 당초 예상치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KDI는 경기상승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으로 견실한 투자증가 유지, 경기안정을 목표로한 통화ㆍ재정정책, 선거 등 정치일정의 불안정 요인 관리 등을 제시했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 상승국면이 17개월로 단축되고 있다”며 “이런 순환주기로 볼 때 연말에 상승국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경기의 이중침체를 뜻하는‘더블딥’재연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최근 일부경기 지표가 등락하고 유가, 환율 등 불리한 여건이 있지만, 소비부진과 수출둔화에서 비롯됐던 2004년 더블딥 상황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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