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가면 발밑을 조심하세요. 뱀을 밟을 수도 있습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물이 새홀리기와 말똥가리가 관찰되고 유혈목이(꽃뱀)의 서식이 공식 확인되는 등 남산의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남산도시자연공원 자연생태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81종의 동식물(곤충류 제외)이 살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립대 도시과학연구원이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실시했다.
조사결과 도롱뇽, 유혈목이, 산개구리, 가재, 다람쥐 등과 함께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맹금류인 새홀리기와 말똥가리도 남산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소 관계자는 “남산의 생태계가 회복되면서 시외곽에서 먹이를 구하려고 맹금류가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야생조류도 4계절 동안 총 35종 1,458마리가 관찰돼 1986년 24종, 95년 29종이었던 다른 학술논문의 조사결과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름철 조류만도 95년 13종 150개체에서 2005년 18종 383개체로 2.5배 가량 늘어났다.
90년 ‘남산 제모습가꾸기’사업을 시작할 당시 설치류(쥐)만 관찰되던 것에 비해 생물종이 크게 다양해지고 개체수가 늘어난 결과다. 특히 남산 곳곳에서 벗을 껍질이 발견돼 서식이 추정됐던 유혈목이의 개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식물종은 자생종 108종을 비롯 총 138종이 관찰됐다. 특히 생태계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자생초 군락이 2000년 3종 29개소에서 지난해엔 10종 117개소로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는 잘 보전된 습지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대사초와 물봉선 등이 포함됐다.
김을진 남산공원관리사업소장은 “남산 생태계 회복은 승용차통행 금지와 생태연못 조성, 생물서식공간(비오톱) 조성 등 생태계 살리기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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