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00 포인트를 돌파하고 조정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직전 고점인 1,426 포인트를 돌파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수의 고점 돌파는 ‘뒷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많은 업종대표 기업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정보기술(IT) 업종과 자동차 등 수출주, 그리고 증권주가 지난 주 조정을 받는 동안, 포스코 신한지주 현대중공업 대한항공 SK 한전 NHN 등 많은 업종 대표주들은 신기록을 이어 갔다. 종목별로 볼 때 주가는 이미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주가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자 금리인상 우려가 부각돼 국제금융시장을 제약하고 있지만, 증시의 상승 추세 자체를 변화시키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2005년 4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추세를 살펴보면, 세계경제의 호전을 바탕으로 금리상승(채권 약세)과 주가상승 국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역설적으로 경제호전을 반증한다.
최근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여 수급이 불안해지고 실적발표가 주가 상승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주식형 펀드 자금이탈은 증권, 보험, 연기금 등 국내기관의 수요로 보강되고 있고, 실적발표에 대한 우려는 삼성전자 등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확인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세대응도 극명하게 달라진다. 지수 상승이 어렵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부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고, 종목에 초점을 맞추면 적극적인 장세대응을 하게 된다. 세계 금융추세가 주가상승 흐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목에 초점을 맞춘 긍정적인 시각이 옳다는 진단이다.
일부 대표주들의 신기록 행진은 지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수가 상승추세로 복귀하는 시점에서 이들 우량주들은 이미 한 발 앞서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장세라면, 지금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 있는 대표주들을 장기적 시각에서 매수에 나서야 하는 때다.
SK증권 투자전략팀장 김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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