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제품의 저가 공세에 시달려온 포스코가 대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1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7월말 중국 상하이 인근 장쑤(江蘇)성 ‘장가항 공장’에 연간 60만톤 생산규모의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쇳물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하나의 생산라인으로 연결된 곳)를 완공,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1997년 설립된 포스코 장가항 공장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열연강판인 핫코일을 상온에서 눌러 얇게 만든 것) 제조공장이었다. 그 동안 열연강판을 포항제철소에서 가져다가 40만톤의 냉연강판만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이 공장은 1년6개월간의 공사끝에 올 7월부터 전기로에서 직접 쇳물을 뽑아 열연강판(20만톤)을 포함, 여러 종류의 스테인리스를 제조하는 제철소로 변신하게 된다. 이로써 이 부문 세계 5위인 포스코는 연간 260만톤(국내 200만톤+중국 60만톤)의 스테인리스를 생산, 세계 3위의 메이저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관제철소가 완성되면 그 의미가 막중하다. 한마디로 중국 업체들과 대륙에서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 니켈 크롬 등의 합금을 첨가해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는 일반강에 비해 가격이 4배 이상 비싼 고급 강재이다. 가령 현재 일반강(포스코 냉연강판 기준)이 톤당 58만원인데 비해 스테인리스는 250만원에 거래된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전체 조강생산량(3,050만톤) 가운데 스테인리스는 200만톤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25%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톤당 가격이 한때 500달러(당시 원화기준 50만원)가량 떨어지는 바람에 국내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포스코도 두 차례나 가격을 내려야 했고, 이것이 반영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5%나 격감했다.
포스코 서영세 홍보실장은 “중국에 일관제철소가 세워지면 중국 업체와 동등한 조건에서 제품을 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포스코 프리미엄(기술력이 뛰어난 포스코 제품이 중국제품보다 비싼 것)까지 더해지면 중국시장 공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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