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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수사/ 박상배 현대家와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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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수사/ 박상배 현대家와 악연

입력
2006.04.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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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가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탕감 로비로 긴급 체포되면서 현대가(家)로 인해 두 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번에는 고 정몽헌 회장의 현대그룹(2000년 대북송금 사건) 때문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 비리 때문이다.

박 전 부총재는 1997년 산은 특수관리부장 시절 부도가 난 기아차 처리를 전담하면서 구조조정 해결사로 명성을 날렸다. 박 전 부총재는 99년 기아차를 현대차로 넘기는 전 과정을 주도하면서 현대차와 연을 맺었을 가능성이 높다.

박 전 총재의 현대가와의 악연은 DJ정부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박 전 부총재는 2000년 6월 고교(광주일고), 대학(서울대 상대) 동창인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요청으로 현대상선에 4,000억원을 담보도 없이 불법 대출해주게 된다. 98년 DJ정부 출범과 함께 이사로 승진한 박 전 부총재는 현대 대출 건으로 2001년 부총재 자리에 오르면서 산은 실세로 등장한다.

산은 총재가 재정경제부 관료 몫인 점을 감안하면 산은 출신으로서는 최고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는 이근영 전 총재의 후임인 엄낙용 전 총재가 취임 8개월만인 2001년 4월초 전격 경질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엄 전 총재와 박 전 부총재는 당시 현대 대출 건과 부실기업 회생방안으로 마련된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으로 사사건건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박 전 부총재는 이 전 금감위원장 등과 함께 2003년 대북송금 특검팀에 의해 기소가 되면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04년 5월 석가탄신일 특사로 사면ㆍ복권됐지만 이번에 다시 2001~2002년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탕감 비리로 다시 발목이 잡히게 된 것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으로 갈라서지만, 박 전 부총재는 양쪽 모두의 비리에 연루되면서 또다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셈이다.

한편 박 전 부총재와 함께 이날 긴급 체포된 이성근 산은캐피탈 사장(당시 산은 이사) 역시 박 전 부총재보다 1년 늦게 산은에 입행한 ‘30년 산은맨’으로, 로비 의혹 시점 당시 박 전 부총재 바로 밑에서 위아 채권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 사장은 2004년에 기업금융본부장시절 산은이 주채권은행이던 LG카드 정상화 계획을 수립하고 지휘하기도 했다. 41억여원 로비를 시도한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와는 서울고 동기여서,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이 사장을 통해 박 전 부총재에까지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김지성기자 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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