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주 고객으로 삼은 기업의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소비에 인색한 남성과 달리 여성은 수입이 늘어나는 것만큼 화끈하게 쓸 줄도 알아서 남성에 비해 경제 기여도가 훨씬 크다. 골드만삭스 조사 결과 여성이 좋아하는 일본 기업 115개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96% 상승했다. 도쿄(東京) 주식시장 평균 상승률(13%)의 7배가 넘는다.
과거보다 잘 벌고, 버는 만큼 시원하게 소비하는 여성 주도의 ‘우머노믹스(women+economics)’가 미래 경제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2일자)는 “여성이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여성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는 나라는 경제 발전도 이룰 수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 여성의 일하는 비율은 1950년대 50%에서 2004년 65%로 늘었다. 반면 남성 고용률은 같은 기간 89%에서 12%포인트 하락했다. 여성의 고용시장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성차별이 줄어든 것과 아울러 주력 산업의 성격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아직 남성보다 낮다는 사실 또한 ‘여성이 희망’임을 말해준다. 한국 일본 등 많은 나라가 인구 감소 위험에 봉착해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경제가 무너질 상황에 처해진 탓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조사 결과 남녀가 평등한 나라일수록 1인 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았다.
1970년대 이후 새로 생겨난 일자리 3개 중 2개는 여성에게 돌아갈 정도로 경제의 무게중심은 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는 남성 100명 대 여성의 비율은 140명에 달하고 스웨덴은 이 비율이 150명에 육박한다. 지식형 산업이 경제를 주도할수록 고위직에 진출한 여성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면서 “스웨덴 미국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정책만 제대로 마련되면 일하는 여성은 더 많은 아이를 낳아 건강하고 똑똑하게 기른다”고 설명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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