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간 국공합작이 이뤄진 후 1년 만에 양당이 14일 베이징(北京)의 베이징호텔에서 다시 만나 양안(兩岸) 경제ㆍ무역 포럼을 열었다. 지난해 합작이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독립 움직임에 대해 제동을 거는 성격이 강했다면 올해 모임은 대만문제를 다룰 미중 정상회담을 직전에 둔 중국측 입장, 국공합작의 실리를 챙기려는 국민당의 입장이 어우러져 열렸다고 봐야 할 듯 하다.
17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온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은 이날 개막 연설에서 “타이베이(臺北)에서 베이징으로 직접 오지 못하고 (홍콩을 들러) 멀리 돌아오는 것이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측 대표인 자칭린(賈慶林)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포럼이 양안 경제ㆍ무역 교류와 직접통항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안간 직항노선과 전세기 운항 문제가 최대 안건으로 논의돼 이번에 이에 관한 돌파구가 열릴 것이 확실시된다.
양측 대표단 500여명은 15일까지 이틀간 양안 경제교류 발전방향, 양안직항 방안, 관광ㆍ금융 교류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한 뒤 공동건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롄잔 주석은 16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포럼에서 합의된 논의사항을 전달하고 양안관계를 협의한다.
외교 소식통들은 “20일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날 후 주석은 이번 포럼을 통해 쌓은 ‘하나의 중국’ 명분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면서 “양안관계의 긴장을 차단하는 지난해 국공합작을 이룬 국민당도 직항로 개설문제 등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 대만 총통 선거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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