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의 음란성 시비로 법정에 섰던 마광수(연세대 국문) 교수의 새 시집 ‘야하디 얄라숑’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제1분과위원회(도서, 전자출판물 담당)는 13일 회의를 열고, 지난 5일 출간된 마 교수 시집이 청소년 유해간행물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 배포 및 판매금지까지 가능한 ‘유해 출판물’로 판정해 줄 것을 소위원회에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분과위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조치로, 소위원회는 이번 시집이 성인에게도 유해한 수준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소위원회가 분과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수용해 ‘유해’ 판정을 내릴 경우, 위원회는 문화관광부 장관의 위임을 받아 이미 제작ㆍ배포된 책도 전량을 수거ㆍ폐기하게 되며, 무해하다고 판정하더라도 출판사는 책에 비닐 커버를 씌워야 하고 청소년에게는 판매가 금지된다.
‘최초의 무삭제 완전본’이라는 광고문구를 단 이번 시집에는 고교시절 습작시를 포함해 모두 375편의 ‘사랑시’가 실려 있는데, 근친상간과 사도마조히즘, 동성애, 양성애, 자살충동 등이 문학적 여과 없이 노골적으로 묘사돼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분과위 관계자는 “성에 대한 일체의 성찰이 배제된 채 성기의 운동과 성애 행위에 대한 환상만으로 에로티즘 문학이 성립되지는 않는다”며 “내용의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음란성을 감안할 때 청소년에게만 판매를 금하는 ‘청소년 유해간행물’ 판정으로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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