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만 해도 무려 50~6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급성장, 벤처종목 중 ‘황제주’로 꼽혔던 게임주들이 최근에는 국내 시장 포화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대안으로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중국에서의 온라인게임 이용료는 매우 낮은 편이어서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동양종금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제2의 대안으로 ‘일본’을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12일 코스닥발전연구회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온라인게임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일본에 게임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NHN과 CJ인터넷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전체 게임시장 규모는 국내의 3배에 달하지만,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케이드게임시장과 비디오게임시장이 정체 상태에 있는 반면 아직 국내시장의 30% 수준에 불과한 온라인게임 시장은 초고속인터넷의 도입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일본 온라인게임시장은 국내 시장의 10배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일본의 게임업체들은 대부분 아케이드게임과 비디오게임 제작만 해 왔기 때문에 온라인게임 제작 노하우가 국내 업체에 비해 크게 떨어지므로, 국내 기업들이 빨리 진출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일본 진출을 선언한 게임업체 중 어떤 종목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그는 게임개발업체보다는 게임포털 운영업체가 낫다고 강조했다. 어떤 게임이 성공할지 알 수 없으므로 다수의 게임을 배급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특히 현재 NHN재팬과 넷마블재팬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NHN과 CJ인터넷은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어 가장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NHN재팬은 올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02억엔과 29억엔으로 전년 대비 각각 90.2%와 233.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N재팬이 운영하는 게임포털 한게임재팬(hangame.co.jp)의 회원 수가 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동시 접속자수도 12만명을 넘고 있어 향후 성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
CJ인터넷의 넷마블재팬도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NHN와 CJ인터넷에 대해 ‘매수’ 의견과 각각 37만원, 3만6,000원의 목표 주가를 제시했다. 이밖에 최근 일본에 게임포털을 개설해 진출한 넥슨과 네오위즈도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잠재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게이머들이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기로 즐기는 비디오게임을 훨씬 선호하기 때문에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왕상 연구원은 “일본 게이머들은 주로 PC게임보다는 비디오게임을 즐긴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용자의 성향이 순식간에 바뀌기는 어려우므로 온라인게임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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