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의 에버랜드 리조트가 17일로 개장 30돌을 맞는다. 30년의 에버랜드 역사는 우리의 테마파크 30년의 역사이기도 하다. 에버랜드는 서른 살을 맞이하는 성대한 잔치를 마련했다. 15일부터 17일까지 '감사보다 더 큰 사랑'이란 주제로 큰 축제를 연다. 지난 30년간 에버랜드를 사랑해 준 많은 국민들에게 감사와 보답의 의미로 마련한 것으로 불꽃놀이, 자선 패션쇼, 인기 가수 콘서트, 김수환 추기경 방문 등 초대형 이벤트로 구성되어 있다. 준비된 축제를 살펴본다.
개장 당시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았던 코흘리개나 친구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청소년들은 이제 장년과 중년이 됐다. 지난 30년간 에버랜드는 어떤 추억을 만들어왔을까. 그 세월도 돌아본다.
행사 첫 날인 15일 펼쳐지는 개장 30주년 기념식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소속 400명과 희귀 질환 어린이 가족 600명 등 불우이웃 및 희귀병 어린이 1,000명과 주한 외교사절, 국내외 저명 인사들이 함께 참석한다.
기념식에 앞서 40분간 펼쳐지는 앙드레 김 자선 패션쇼 가 눈길을 끄는데 에버랜드 캐릭터와 인기 연예인 등 30명의 모델이 등장해 130벌의 의상을 공개한다. 패션쇼 후에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게 되며 성악가 임웅균씨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이어서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특별 콘서트가 마련되어 있다. ** 15일 토요일 오후 6시~오후 8시35분 에버랜드 특설 공연장
16일 밤에는 개장 30주년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멀티 미디어 쇼 ‘올림푸스 판타지’와 함께 열리는 불꽃놀이에는 에버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3,000발의 불꽃이 동원된다. 멀티 미디어 쇼에 동원되는 레이저와 서치 라이트 12대가 특수효과를 함께 내면서 환상적인 불꽃 축제를 선보인다. ** 16일 일요일 오후 9시~9시30분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
개장 당일인 17일 월요일 오전에는 에버랜드의 임직원과 메인 캐릭터 라스타, 라이라, 공연단원 등이 참여해 손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손님맞이 그리팅’ 행사를 실시한다. 또한, 이날 오전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에버랜드를 직접 방문해 에버랜드를 찾은 손님들에게 사랑과 축복을 전할 예정이다. ** 17일 월요일 오전 9시30분 에버랜드 정문
이 기간에는 에버랜드가 개장 3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신규 엔터테인먼트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우선, 세계의 주요 카니발을 주제로 새롭게 마련한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가 볼만하다. 128명의 배역이 등장하는 이 퍼레이드는 길이 670m의 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 매일 오후 2시 에버랜드 퍼레이드동선
지난 7일 첫 선을 보인 무대 공연 ‘카니발 엘리시온’ 도 놓칠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천상낙원을 의미하는 ‘엘리시온’의 개념에 착안한 이 공연은 유럽의 댄스와 서커스 기술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공연이다. 특수한 무대 장치를 이용한 서프라이즈 요소가 볼 만하다. 매일 낮 12시10분, 오후 4시30분, 6시40분 에버랜드 그랜드 스테이지
이 외에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결혼식을 소재로 신규 제작한 퍼레이드 ‘웨딩 셀러브레이션’도 재미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궁중 의상을 착용한 공연단원의 모습, 베르사유 궁전을 테마로 제작한 플로트 등이 볼 만하며 피날레 장면에서 3대의 플로트가 1개의 플로트로 결합해 대형 무대로 변하는 서프라이징 요소도 눈길을 끈다.
에버랜드 동물원에 등장한 신규 테마공간 ‘버드 파라다이스’도 손님들의 발길을 끈다. 홍따오기, 유럽 홍학, 단정학, 혹부리오리, 금강앵무 등 25종 200여 마리의 새들이 봄볕을 받으며 내장객을 유혹한다.
에버랜드는 행사 기간 중 15일과 17일은 오전 9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16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 에버랜드 기록 살펴보니…
1976년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장 했을 당시 입장객 수는 연간 88만 명이었다. 2001년에는 10배 가까이 증가해 연간 800만 명을 넘어섰고, 같은 해 6월에는 누적 입장객 1억명을 돌파했다. 아시아에서는 도쿄 디즈니랜드 이후 두 번째이다. 2006년 3월 현재 누적 입장객은 1억4,500만 명으로 국민 1인당 3회 꼴로 에버랜드를 방문한 셈이다.
에버랜드는 다양한 레저문화를 국내에 들여온 주인공이기도 하다. 1970년대에 오픈한 사파리 월드는 세계 최초로 사자와 호랑이가 함께 서식하는 동물원으로 화제가 됐다. 1987년 아직 스키가 사치스러운 스포츠로 인식될 때 눈썰매장을 오픈해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에게 눈놀이의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90년대 워터파크의 개념을 도입한 캐리비언 베이, 국내 최초의 자동차 경주장인 스피드 웨이의 개장 등도 우리의 레저 향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에버랜드는 튤립과 장미, 백합, 국화 등 꽃을 테마로 한 계절 축제를 개최해 국내 꽃 문화를 선도하기도 했다. 1985년부터 열린 장미 축제는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테마로 각광을 받았고, 1992년에 첫 선을 보인 튤립 축제 는 6,000평 규모로 조성된 포시즌스 가든에 튤립을 심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에버랜드는 특히 동물에 관심이 깊었다. 개장 첫해부터 인공수정 센터를 건립해 희귀동물의 보호와 번식을 도모했다. 국내 최초로 한국호랑이와 백호를 도입해 복원하려고 노력했고, 1988년에는 산양, 1998년에는 반딧불이를 인공 번식하는 데 성공했다. 또 1994년에는 월악산에 산양을, 1995년에는 휴전선 근처에 재두루미를 방사하기도 했다.
에버랜드는 이제 국내에 머무는 테마 파크가 아니라 국제적인 브랜드로 나아갈 계획을 갖고 있다. 1998년 대만의 테마파크 디스커버리 월드와 설계자문 및 운영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수행한 데 이어 최근 중국 다롄(大蓮)에 건설중인 중국 최대의 테마파크 킹덤 오브 디스커버리의 파크 구성 및 운영 전반에 대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서양에는 디즈니, 동양에는 에버랜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미 외국인으로부터도 인기가 높다. 연간 에버랜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약 40만 명. 이중 대만 홍콩 중국 등 중화권이 63.2%, 동남아시아가 30.7%, 일본이 7.5%를 차지한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한 해 한국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외국인 관광객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에버랜드는 서울, 부산, 민속촌, 제주도에 이어 한국의 관광명소 5위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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