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7개월간 여성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마지막 사건 공소시효가 2일로 종결됐다. 초동수사의 실패로 결국 ‘살인의 추억’ 속에 묻히게 된 희생자들의 비명은 강력사건 해결에 체계적인 과학수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절히 웅변한다.
다큐멘터리 전문 디스커버리채널은 실제 사건을 토대로 최첨단 과학수사 기법들을 소개하는 12부작 시리즈 ‘과학수사의 요소’를 14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한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법의학자들이 직접 출연, 시청자들을 살인사건 현장과 실험실로 안내하며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과학수사의 놀라운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4일 첫 편에서는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엿본다. 범죄심리 분석을 토대로 범인이 현장에 남긴 크고 작은 단서들을 재조합해 사건의 윤곽을 잡아가는 범죄분석가, 프로파일러는 특히 범행 동기가 모호한 이른바 ‘무동기 범죄’ 수사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연쇄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자)의 심리를 꿰뚫는 최고의 프로파일러들을 만나본다.
2편 ‘자연의 단서’(21일 방송)에서는 법의학자들이 날씨 미생물 등 사건 현장 주변의 자연환경이 피해자 시신에 남긴 단서들을 수사에 어떻게 활용하는지 들려주며, 3편 ‘미래의 범죄’(28일)에서는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보던 최첨단 과학수사 도구들을 소개한다.
3편 ‘은폐’(5월5일)에서는 훼손된 시신에서 단서를 캐내는 과정을 살펴본다. 법의학자들은 살인범들이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불태우거나 수장하거나 토막 내 버린 피해자 시체에서도 범인의 흔적을 찾아내 ‘시체는 온 몸으로 말한다’는 법의학의 명제를 증명한다.
이밖에 1996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발생한 모델 지망생 피살 사건(‘미의 여왕’ㆍ5월26일), 2001년 오클라호마에서 사교계의 여왕이 알몸에 온 몸의 뼈가 부러져 숨진 채 발견된 사건(‘피의 발렌타인’ㆍ6월9일), 1990년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에서 온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여학생 연쇄 살인사건(‘살인행각’ㆍ6월30일) 등 실제 사건에 적용된 과학수사 기법들을 생생하게 다룬 에피소드들이 차례로 안방을 찾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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