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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군기지 건설 해군 화순기지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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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군기지 건설 해군 화순기지로 '불똥'

입력
2006.04.1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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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에 추진하고 있는 해군 기지로 불똥이 튀고 있다. 제주 시민단체들이 “공군기지가 해군기지와 패키지로 건설될 경우 제주 서남지역이 군사기지로 변할 수 있다”며 공군기지뿐 아니라 해군기지 건설계획까지 폐기할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올해부터 사업에 착수해 2014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에 12만평의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용역비로 약5억원의 예산도 따 놓은 상태다. 기지에는 7,500여명의 해군이 상주하며 기동함대의 주력전투함인 이지스함(KDX-3)을 비롯한 함정 20여척이 계류할 수 있다.

해군은 원유 수송로를 보호하고 중국과 일본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 기동함대의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기지건설 예산의 대부분을 직접투자하고 연간 2,000여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함대급 부대를 주둔시킴으로써 제주 지역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유인책도 제시했다. 해군기지 병원에 잠수병 치료센터를 설치하겠다는 약속까지 들고 나왔다.

하지만 도민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찬반양론으로 갈려 있다. 시민단체 연합인 ‘제주도해군기지반대도민대책위원회’는 “해군기지 건설 추진으로 정부가 선포한 ‘제주 평화의 섬’ 이미지가 근본적으로 흔들린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보수단체들로 결성된 ‘제주해군기지범도민유치위원회’는 “해군기지 건설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고 국가의 안보도 확보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이견이 팽팽하자 지난해 말 제주도가 중재에 나서 해군기지 건설 논의 자체를 5ㆍ31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두었다.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드러남에 따라 상황은 다시 급박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제주를 병참 기지화하려는 공군ㆍ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참여연대 고유기 사무차장은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하던 도민들도 공군기지와 함께 건설될 경우 반대입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군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50%, 반대가 20%로 나타나는 등 해군기지 건설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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