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치를 20% 올려 적대적 인수ㆍ합병(M&A)을 막겠다.”
포스코 이구택(사진) 회장이 철강업계의 세계적 M&A 추세와 철강경기 하강에 따른 실적 부진, 원가 경쟁력 하락 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13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구택 회장은 11일 임원 운영회의에서 “세계 철강업계가 대형화ㆍ통합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적대적 M&A에 대한 100% 방어수단은 없다”며 “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장가치 총액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행 주가 25만원을 기준으로 회사의 시장가치를 20% 높여 시가총액을 260억달러(주당 30만원)로 올리면 적대적 인수합병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쟁력과 관련, 이 회장은 “엔화-원화의 비율이 오랜 기간 10대 1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일본보다 원가경쟁력이 우위라고 생각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이 비율이 8.1대 1로 바뀌면서 달러화로 단순 계산해도 포스코가 19%의 원가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포스코가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지만 과거 30년간 100%가동을 해오는 등 한 번도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해 내부에 ‘위기의식’이 없다는 것이 진짜 문제라는 게 이 회장의 진단이다.
이 회장은 “‘역사적인 성공의 절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생겨났다’는 영국 역사학자 토인비의 말을 요즘 절감한다”며 “철강산업 환경은 과거 30년과 크게 달라졌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재 포스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경쟁력”이라며 “이제 엔화와 원화가 8대 1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원가 경쟁력을 다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해 제품의 약 48% 수준인 고급강 제품을 2008년까지 80%로 높이겠다”며 “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 올해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주가 26만원으로 급등
이 회장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이날 포스코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1만5,000원이 뛴 26만원에 마감됐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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