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외환은행 매각 직전인 2003년 7월 자료를 근거로 그 해 말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전망치를 재산정한 결과, 우량은행 수준인 8.5%대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는 외환카드 부실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외환은행이 쌓은 4,000억원보다 많은 6,000억원으로 설정해 산출된 것으로 외환은행측 주장을 반영하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12일 “외환카드 대손충당금을 6,000억원으로 잡고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BIS 비율을 재산정한 결과, 2003년 말 외환은행 BIS 비율 전망치가 8.5% 후반으로 나왔다”며 “당시 경제상황을 반영하더라도 외환은행이 산정한 6.16%는 터무니 없는 수치”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부실에 대한 충당금이 4,000억원인 경우 BIS 비율은 6.16%, 8,000억원인 경우 4.39%까지 떨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론스타에 대한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해왔다.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BIS 비율을 낮게 산정한 것은 하이닉스반도체, 두산중공업, 일반여신의 손실을 부풀려 반영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은 2003년 7월 주당 6,000~7,000원이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연말 주가를 1,000원으로 가정해 3,364억원의 손실을 추정했다.
외환은행은 또 일반 여신 중 수백억 원대의 부실여신을 중복 반영했고, 두산중공업 평가손실을 산정하는 데 있어서도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면 당기 순이익 등을 반영한 지분법으로 평가해야 하는데도 시가로 평가해 1,6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더 잡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상 기업을 매각할 때는 최대한 가치를 올려 높은 값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상식인데 외환은행이 BIS 비율을 오히려 낮춰 보고한 것은 론스타에 대한 매각을 전제로 BIS 비율을 짜맞춘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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