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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출신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내 존재 이유는 도전 아직도 많은꿈 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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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출신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내 존재 이유는 도전 아직도 많은꿈 꾸죠"

입력
2006.04.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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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느냐고 물어요. 하지만 그게 바로 제가 살아가는 이유인 걸요.”

12일 서울대 49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된 황라열(30ㆍ사진)씨는 화려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대원외고 재학시절 유명가수의 백댄서로 활동한 것을 비롯해 인디밴드 가수, 나이트클럽 DJ, 프로농구 치어리더 매니저, 무예타이 선수, 합기도 사범, 피아노 강사, 배추장수, 동대문 옷가게 지게꾼,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50가지가 넘어 줄줄 읊기만 해도 숨이 찰 정도다.

대학도 3곳이나 옮겨 다녔다. 고3 때 자동차 디자인의 매력에 흠뻑 빠져 1996년 한동대 산업디자인과에 입학했다가 지병을 앓고 계시던 어머니의 바람에 따라 98년 고려대 의예과에 들어갔다.

‘남자다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 자원한 해병대에서 제대한 후 2000년에는 인문학의 심오한 세계에 필(feel)이 꽂혀 서울대에 입학했다. 황씨는 현재 종교학과 3학년이다.

평소 작곡에 관심이 많던 황씨는 ‘NOL’이라는 인디밴드를 결성해 2001년과 2002년에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황씨는 “1집은 내가 구입한 양이 더 많았지만 2집은 3,000장이 넘게 팔려 학비 마련에 보탬이 됐다”며 멋 적게 웃었다.

도무지 한 가지에 머물러 있지 않으니 주위에서 의아하게 생각할 법도 하다. 3대 독자의 일탈을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도 편치 않았다.

황씨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황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하면서 어쩔 수 없이 택한 직업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과 온몸으로 부딪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씨는 ‘운동권’은 여전히 고압적이고 ‘비(非)운동권’은 대중적 인기에만 급급해 학생들이 학교 일에 무관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스스로를 기존의 운동권 및 비운동권과 구분되는 ‘반(反)운동권’이라고 지칭하면서 아무런 조직적인 뒷받침 없이 같은 학과 출신 후보와 단 둘이 선거에 나섰다.

“무모한 시도 아니냐”는 주위의 조롱과 우려가 많았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황씨의 ‘서울대생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이색 모토가 먹혀 들면서 재선거와 연장투표를 거쳐 결국 총학생회장이 됐다.

황씨는 “학우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본보기로 남고 싶었다”며 “학생회가 정치조직이 아니라 서로가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도 도전할 분야가 남아 있을까. 황씨는 “여전히 많은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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